봉하마을에 울려 퍼진 ‘진혼곡’

2009-07-06     박연경 기자
 아침에 눈을 떠보니 인터넷이 뜨겁다 못해 터지기 일보직전이다. 1분 간격으로 인터넷 신문은 기사를 띄우느라 바쁘고 대한민국 국민들은 키보드를 두드리고 마우스를 클릭하느라 바쁘다. 온 나라를 들썩이게 한 사건은 바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포털 사이트 메인화면에 나타나는 인터넷 기사들은 온통 같은 제목을 단 채 끊임없이 돌아간다. AFP통신,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 역시 이 깜짝 놀랄 사건을 보도하기에 바쁘다.
  한 나라의 전직 대통령이 유서를 남긴 채 죽음을 택했다. 정확한 사인은 부검을 해봐야 알겠지만 현재로는 자살로 결론이 모아지고 있다. 시간이 조금 지난 후 공개된 노 전 대통령의 유서에는 “그동안 너무 힘들었다”는 대목이 있다고 한다. 대체 무엇이 전직 대통령을 자살까지 몰고 간 것일까?
  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많은 일을 겪었다. 뇌물 수수혐의와 관련해 가족을 포함한 최측근들의 의혹기사는 내내 신문 1면을 장식했고, 결국 본인도 강도 높은 검찰조사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도덕성’마저 앗아가는 현실에 더 이상 버틸 힘이 남지 않았던 것으로 짐작된다. 투신 전 함께 있던 수행원에게 건넨 말은 ‘담배 있느냐’는 것이었단다. 한 나라를 이끌어 나가던, 한 나라를 대표하던 전직 대통령의 말 중 가장 안타까운 말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네티즌들은 또다시 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봉하마을에 울려 퍼진 ‘진혼곡’만이 그에게 잔잔한 위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