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실천으로 변화하는 우리대학

2009-10-10     박연경 기자

복도 창 너머로 전등이 켜져 있는 강의실은 십중팔구 강의가 진행되고 있는 강의실이다. 하지만 최근 우리대학 내에는 강의가 끝난 후 아무도 없는 빈 강의실임에도 불구하고 전등이며 마이크, 빔 프로젝터 등이 그대로 켜져 있는 곳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시설과에 따르면 우리대학의 지난 3개월간 전기세는 △7월 3천 427만 원 △8월 4천 109만 원 △9월 4천 614만 원으로 집계됐다. 냉방시설의 가동으로 인해 더욱 늘어난 것이기도 하지만,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는 곳에서 조금씩 새어나가는 것 역시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이하나(수학 3) 학우는 “평소에 강의실의 기구에 대해 별로 신경을 쓰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 빈 강의실에 전등, 컴퓨터, 빔 프로젝터 등이 모두 켜진 채로 있는 것을 보면 전기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대학 내 강의실의 전기 설비를 관리할 수 있는 인력은 따로 배치되어 있지 않다. 방과 후 6시부터 외부 경비업체 소속 경비원들이 학내 순찰을 돌며 불필요한 전등은 소등을 하는 등 관리하고 있을 뿐이다. 시설과에서는 “낮 시간에는 수업시간 외에도 학생들이 공부를 하는 등 개인적으로 강의실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일일이 학교차원에서 신경을 쓰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이것은 전등이나 마이크 등 학우들의 작은 실천만으로도 개선이 가능한 부문이다. 실제로 숙명여대에는 학생들로 이뤄진 사회봉사과 소속의 환경봉사단이라는 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저녁시간이 되면 교내를 돌며 수많은 강의실들을 일일이 점검한다. 강의실의 전등, 컴퓨터, 마이크 등 불필요한 것은 끄고 확인한다. 환경봉사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최유진(경제학과 2) 학생은 “캠퍼스 와치라는 이름으로 시작하게 된 이 단체는, 학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에너지 절약방안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라며 “일반 학우들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함께 동참하고 있으며, 학생들 스스로 추진하고 있는 이런 작은 행동들이 나아가 더 많은 학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숙명여대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는 우리 학우들의 작은 실천과 관심만으로도 충분히 개선 가능한 부문이다. 우리대학의 주인으로서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작은 일부터 하나씩 실천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