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기자의 강심장

2010-01-05     박연경 기자

 

대학신문사에서 기자활동을 했던 사람들끼리만 하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학교 신문사에서 기자활동을 끝까지 마친 대학생이라면 사회에 나가서 그 어떤 일이든 이겨낼 수 있다!” 우스갯소리일지라도 대학신문 기자생활을 시작한 지 2년이 채 안된 풋내기 편집장에게는 큰 위안이 되는 말이다.


사실 대학 신문사에서는 스펙터클한 일들이 수시로 터진다. 마감 당일 아침, 청탁자로부터 원고를 주지 못하겠다는 전화가 걸려와 마감이 ‘올 스톱’되는 일이 한 학기에도 수차례다. 취재원으로부터 “네가 판사냐? 네 주제를 알라”, “너의 취재와 기사로 인해 학내 분규가 일어난다” 등 모진 말을 듣는 것도 다반사다. 전화통화를 하던 중 상대가 일방적으로 끊어버리는 경우도 있으며, 어렵게 잡은 인터뷰 약속을 인터뷰이가 당일에 취소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마감 하루 전, 신문지면이 통째로 펑크가 나기도 한다. 이런 어떠한 상황이 오더라도 기자는 감정을 추스르고 사건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 그게 학생기자다.


학업, 취업 등으로 인한 고민도 많고 학생기자로서의 책임감에 대한 부담도 있기에 누구보다 힘든 학교생활을 하는 이 또한 학생기자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이겨내고 임기를 마친 그는 사회에서 그 어떤 일이든 이겨내고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얻을 것이다. 하지만 기자가 2년 남짓의 학생기자 생활에서 얻은 것은 조금 다르다. 기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하고 의연하게 대처해야한다는 것. 감정을 조절하는 법….

 
이럴 때면 새삼 덕성여대신문 창간 45주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신문사에서 활동했던 선배들의 노고에 때 늦은 감사와 미안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신문사 기자로 활동하는 학생들의 쓸데없는 투정 같지만, 투정이라기 보단 이 모든 것을 이겨내야 하는 학생기자들의 책임이자 임무와도 같다. 이 모든 것을 기자는 몸으로 배우고 있다. 부디 후배 기자들도 이것을 배우고 한 층 더 강해지길 바라며, 한낱 어린 학생의 투정 같은 이 글을 독자들이 이해하며 읽어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