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없는 자신감?!

2010-01-06     박연경 기자

 

“쟨 대체 어디서 저런 ‘근자감’이 나오는 거니?” 이게 무슨 소리인고 하면, 간단히 말해 ‘근거 없는 자신감’에 가득 차 정신 못 차리는 사람들을 비웃는 말이다. 지금 우리대학은 표현 그대로 ‘근자감에 절어’ 있는 것 같다. 1년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신문의 발행을 앞둔 시점에서, 우리대학의 한 해 살이를 돌아보니 조금은 그러하다.


지난 2일 새로운 대학비전 수립을 위한 의견 수렴 공청회가 열렸다. 일개 학생이 대학의 가장 크고 중요한 사안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겠다. 학내 구성원의 한사람으로서, 우리대학의 발전에 대한 소심한 걱정이라 여겨도 좋다.


‘과거에 대한 평가와 반성 없이는 미래의 발전도 없다’는 말이 있다. 아이디어 공모를 하기 이전에, 비전 수정안에 대한 보완작업을 실시하기 이전에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했던 것은 바로 ‘과거에 대한 스스로의 냉철한 평가와 반성’이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대학은 마치 걷기도 전에 뛰려고 하는 형상처럼 보인다.
대학발전계획 수립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앞으로 거쳐야 할 수정 및 보완의 단계가 셀 수 없이 많으며, 지금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세부 계획안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훨씬 많은 노력과 시간, 열정의 투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겐 그럴 ‘여유로움’이 없다. 당장 4개월 이내에 이 모든 것을 마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었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 어느 작가가 말했다. 내가 쓴 글의 문장들을 백 번이고 천 번이고 읽고 수정하기 때문에 출판 직후 글을 다시 읽으면 멀미가 날 지경이라고. 하물며 한 대학의 미래 발전의 방향을 제시해 줄 발전 계획의 치밀한 수정과 보완을 위한 시간적 여유는 얼마나 절실하겠는가?


그동안의 노력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며, 대학 당국에 모든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도 아니다. 다만 학내 구성원들의 진심어린 걱정과 따끔한 충고가 좋은 약이 될 수 있음을 전하고 싶다. 학내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얻고자 공청회를 연 만큼 이를 통해 보다 성숙하고 발전하는 대학으로 거듭나길, 감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