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의 재테크]똑소리 나게 소비하는 방법

2010-05-22     정지영 <여자가 꼭 알아야 할 재테크의 모든 것> 저자

3년 전 쯤 대학 졸업을 앞둔 여대생과 상담을 한 적이 있다. 본인의 소질을 살려 인터넷 사업을 진행해 꽤나 많은 소득을 올려본 적이 있는, 규모가 작지 않은 사업가였다. 하지만 그 학생은 한 해동안 2억 원이 넘게 번 소득에 비해 통장에는 천만 원 남짓만이 남아있었다.

이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돈을 대부분 친구들의 술값과 밥값, 그리고 자신의 옷장에 가득한 명품 가방을 사는데 썼다는 것이다. 자신의 수입을 아는 친구들에게 밥이나 술을 근사하게 안 살 수가 없다는 이야기와 함께 명품가방 역시 7~8년은 사용하는데, 150만 원 정도 투자하는 것은 아까운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명품 가방을 무조건 사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이 학생의 경우 최소 7~8년, 약 10년 간 옷장에 있다가 가끔 한 번씩 갖고 나갈 가방을 ‘수집’하고 있었던 것이 문제였다. 계산대로 한다면 7~8년간 10개의 가방을 구입하게 된다면 70~80년간 쓸 가방은 모두 산 것이 되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명품 구매 결정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까? 8년도 좋고 10년도 좋다. 명품의 가격을 내가 사용하고자 한 햇수로 나누어 1년 동안 그 정도의 본전(?)을 뽑을 수 있을지 다시금 생각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150만 원짜리 명품가방의 구매를 망설일 때 10년 간 쓰겠다는 다짐으로 사려고 결정한다면 이렇게 한 번 더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쩌면 2년에 한 번씩 30만 원짜리 가방을 사는 것이 더 낫겠다는 계산이 머리 속으로 지나갈 수 있고, 150만 원짜리는 너무 비싸므로 50만 원짜리 명품으로 10년간 사용할 것이라고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명품을 살 때 이렇게 매년 가격을 매겨 그 만큼의 비용을 내가 감당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때 구매를 결정하는 것이 충동구매를 감소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러한 방법은 모든 구매에 적용해볼 수 있다. 헬스클럽도 한 달에 10만 원이지만 한 달에 한 번을 가면 한 회가 10만 원이 되는 것이고, 10번을 가면 한 회가 1만 원, 20번을 가면 한 회가 5천 원이 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영어학원도 한 달에 8만 원이라고 하지만 그 횟수가 한 달에 8번이라고 하면 1회당 1만 원씩의 가치를 여러분이 가지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구매에 대한 각 단위당 가격을 매겨보는 방법을 사용한다면, 좀 더 야무진 구매와 후회 없는 사용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늘 소비하는 소비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