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블로그 정치와 표현의 자유

2010-08-28     송경재 경희대 학술연구교수

  올 초부터 트위터와 미투데이, 요즘 등 마이크로블로그(microblog)가 웹에서 화재다. 마이크로블로그는 말 그대로 미니블로그 형태로 140자 내외의 글을 쓰거나 이미지를 게시하여 응답하면서 소통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일종이다. 여기에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유·무선의 SNS 소통의 일환으로 대표적 마이크로블로그인 트위터(Twitter.com)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트위터 이용자는 상반기에만 60만 명을 넘어섰고, 비공식 통계로는 국내 이용자가 90만 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네이버가 운영하고 있는 미투데이 역시 올 초 100만 명을 넘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향후 가장 발전이 기대되는 SNS에 관한 투표에서는 참여자 6,659명중 62.6%인 4,171명이 트위터를 꼽은 것만 해도 그 인기를 반증한다.
  트위터나 SNS의 인기가 높아지고 소통과 정보교환의 장점이 알려지자 트위터를 개설한 정치인도 증가하고 있다. 2010년 8월 13일 현재 가장 많은 팔로워를 가진 정치인은 유시민 전장관으로 87,445명에 달한다. 7월초에 비교적 늦게 트위터를 시작한 박근혜 전대표도 35,000명을 넘어섰다. 그밖에 유명 정치인들이 일반 시민들과 소통하기 위한 창구로 활용해, 사이버 공간에서는 노회찬, 심상정, 한명숙, 정동영 등의 트위터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정치사회적 활용의 장점
  트위터같은 마이크로블로그가 정치적으로 급격히 부상하게 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트위터는 참여지향적인 소통이 가능하다. 팔로워를 통해서 사회관계를 확장하고 새로운 정보소통에 쉽게 참여할 수 있다. 정치이슈는 일반인들에게 쉬운 토론주제는 아니지만 트위터는 짧은 글 속에서 정보를 교환하기 때문에 부담감이 덜한 것이 특징이다. 그런 맥락에서 정치집단과 시민들 간의 정치정보 제공과 소통이란 장점이 있다. 둘째, 마이크로블로그는 모바일과 연동되면서 많은 사람들과 동시에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다. IT 발전으로 모바일 기반의 서비스가 가능해 유선의 한계를 벗어난 실시간 소통과 토론이 가능하다. 셋째, 가장 중요한 것일 수도 있는 자유로운 정치적 소통과 어떤 내용도 담을 수 있는 표현의 자유 공간이라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정치인들과 사회문제에 관심이 있는 많은 이들이 앞 다투어 트위터를 개설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시민들이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이나 사회단체, 미디어에 네트워킹하고 있다.
  이러한 정치사회문제와 관련된 트위터 활용은 국내외적으로 많이 발견되고 있다. 온두라스서 네덜란드인 살인사건에 연루돼 살인누명을 쓰고 구속 수감된 한지수씨가 석방된 사건은 트위터를 위시한 마이크로블로그가 시민운동의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알려주었다. 이 사연은 당시 트위터를 통해 확산돼 외교부 구명활동까지 이어졌다. 또 민주화운동과 민족운동이 트위터로 소개되어 전 세계로 타전되기도 했다. 이란에서의 대통령선거 부정 항의 시위,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의 분규 등이 대표적이다. 또 국내에서도 정치인이 정책토론회 트위터 번개를 하거나 아이디어 자문을 얻기도 한다. 정동영의원이 트위터 정책제안에 적극적이다. 그리고 지난 6월 2일 지방선거에서는 연예인과 예술인들이 투표참여 인증샷을 트위터로 올려 화재가 되었다.

마이크로블로그 탄압이 노리는 것
  이처럼 트위터는 ‘자유의 기술’로 인식되면서 표현의 자유와 정부 감시, 민주화 운동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자유의 기술을 싫어하는 권위주의 정부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트위터의 정치적 활용을 막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중국에서는 금순(金盾; 황금방패)프로젝트를 가동해 중국정부를 비판하는 해외 콘텐츠를 거르고 있다. 그럼에도 트위터와 같은 SNS가 정부의 감시망을 우회하여 중국내부의 다양한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전 세계에 타전하기도 한다. 그만큼 마이크로블로그는 차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최근 한국에서도 차단까지는 아니지만 트위터로 인한 설화나 정치적 표현의 제재 등이 나타나고 있어 표현의 제유가 위축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얼마 전 김미화 씨가 KBS출연과 관련한 블랙리스트 의혹을 트위터에 올린 것을 명예훼손으로 조사한 사건과 지방선거에서 선거참여 인증샷 운동을 선관위에서 조사하기로 한 결정 등이 그것이다. 이런 조치들은 트위터나 다른 SNS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서 실제 단속이나 차단을 할 수는 없겠지만, 이용자들이 자기검열을 통해서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소지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미 트위터를 위시로 한 마이크로블로그는 모바일 세대의 새로운 정치적 소통공간이자, 자유로운 정치표현의 공간이 되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역행해 선관위에서 트위터 활용 정치참여를 선거법 위반으로 간주한다니, 표현의 자유 공간으로서 열린 의사표현 공간을 규제하려는 당국의 발상이 아쉬울 뿐이다. 하나 트위터가 가지고 있는 참여적이고 개방적인 정치정보소통 기능은 시민들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더욱 활성화시켜 줄 것이란 점에서 향후 네티즌들의 맞대응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