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문예상 시부문 심사평

2003-11-23     정혜옥(영문) 교수

 2003년 학술문예 시부분


                                                                    정혜옥(영문과)


  이번에 투고된 원고를 읽으면서 느꼈던 것은 시를 쓰는 것은 일상생활에서 깨닫지 못한 채 스쳐 지나가는 자잘한 그러나 중요한 것들에 대해 우리의 시선을 잠시 붙들어3 매고 잠시나마 다시 한번 들여다보고 생각하게 하는 작업이라는 것이다. 시가 우리가 잊고 지내는 범사를 돌아보고 그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찬가라고 할 때, 그것은 아무리 미숙하다고 할지라도 시 작업은 커다란 의미가 있을 것이다.
   상당히 많은 작품들이 투고되었는데 거의 대부분 더 많은 경험과 연습이 필요한 작품들이었다. 최종심사에까지 올라온 작품은 "아버지" "땀" "적설" "가방크기"였다. "적설"은 압축된 표현으로 시상을  나타내고자 시도했으나 정련되지 않은 아쉬움이 남았고 "가방 크기"는 주변의 익숙한 사물에서 출발하고 있으나 그것을 확장심화 시키지 못한 채 끝을 맺고 있다.  "아버지"와 "땀" 이 두 작품 역시 미숙함이 눈에 띈 작품이기는 하나 투고작들의 수준이 일정하게 유지되고 주제를 어느 정도 소화하고 있다는 점을 사기로 하였다. 두 작품 가운데 어느 작품을 당선작으로 그리고 가작으로 할 것인가 에 대해 많은 망설임이 있었지만 "아버지"를 당선작으로 한 것은 내용과 표현이 구체적이고 견고하다는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 "땀"은 시어를 능숙하게 동원하는 능력을 돋보였으나 신선함이 약간 뒤진다는 느낌을 주었다.
  올해 시 부분에 투고한 모든 학생들의 용기와 노고에 깊이 감사한다. 계속 노력 정진하여 보다 더 나은 작품으로 내년을 기약하기를 고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