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문 응모작

적설

2003-11-26     덕성여대 기자

적 설 (赤 雪)

청명한 하늘...
눈부시도록...
새파란 가을 하늘...

눈이 내린다...

누구에게도 보이지않는
누구에게도 느껴지지않는

눈이 내린다...

붉은...
새빨간...
혈(血)의 눈(雪)...

이는 누구에게서
흘러내리는
눈물인가...

눈이 내린다...
눈물이 내린다...

청명한...
눈이부신...
새파란...

붉은 핏방울이
떨어진다...

또다시...
하늘에서...

 

                                                       《WTO 반대- 농민의 피눈물》

타인 (他 人)

한방울...
두방울...
또 다른 한방울...

시린 문물이
붉은 뺨에 스미듯이

그대의 음성이
제 귓가를 스밉니다

한번...
두 번...
또 한번...

밤새 잠 못 이루는
시계의 초침처럼

그대의 영상이
백야(白夜)를 이룹니다

저는 항상
당신에게
이방인입니까...

저는 그저
외롭게 자리를 지키는

당신의 그림자에 불과합니다.

 

 

 


꽃 잎

새파란 바다위의
작은 꽃잎 하나

새하얀 꽃잎이
새빨간 꽃잎으로
물들어간다...

그대는
들리는가...

파도는
영혼의 떨림...
영혼의 흐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