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방지에 관한 국제법 체제의 현황 및 과제

2012-05-14     정갑용 영산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해적사건의 발생과 해적행위의 특성
 
해적사건의 발생과 해적행위의 특성  우리 인류가 생존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재화인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의 에너지 자원, 철광석, 식량 등의 생필품은 거의 대부분을 해상운송에 의존하고 있는데 최근에 주요 국제해상교통로인 말라카해협이나 소말리아 해역에서 해적행위가 빈발해 해상교통의 안전운행에 대한 위협이 되고 인명피해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해적사건은 1995년 이후 갑자기 증가해 해적 발생건수는 매년 200건을 상회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의 해적사건이 아시아의 말라카해협이나 중동의 소말리아 해역에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말라카해협에서 발생하는 해적행위는 정박 또는 묘박 중에 발생한다는 것과 화물만을 훔치는 단순한 도둑의 특성을 띠고 있다. 반면에 소말리아 해역에서 발생하는 해적행위는 선박탈취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으며 선박의 증명서류를 위조하여 이른바 ‘유령선(phantomship)’으로 둔갑시켜 화물수송 및 범죄수단으로 이용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해적행위의 원인과 정의
  보통 해적행위의 원인은 해당 국가의 정치적 혼란으로 인한 국가질서의 붕괴로 굶주림에 지쳐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한 ‘생계형’도 있지만 소말리아 해적의 경우에는 해적의 모집, 해적선박 및 무기의 공급, 자금공급, 탈취한 재화의 처분 및 자금세탁에 있어서 국제조직과 연계하는 ‘기업형’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특히, 국제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소말리아에 근거지를 둔 소말리아 해적으로 이들은 중화기로 무장한 채 먼 바다로까지 진출하여 해적행위를 일삼고 있고 심지어는 프랑스 해군함정을 공격하는 대담성을 보이고 있다. 해적행위는 국제관습법에 의하여 보편주의 관할권이 인정되는 오랜 전통을 가진 범죄행위인데, 학자들의 견해에 의하면 침해법익을 기준으로 ‘공해상의 사선(私船)에 대하여 또는 선상반란을 일으킨 승조원이나 승객이 그들 자신의 선박에 대해 자행하는 사람 또는 화물에 대한 모든 불법적 폭력행위’를 해적행위라고 정의하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해적행위는 공해상이나 기타 국가관할 이원의 지역에서 행해진 범죄행위만을 말하며, 내수, 영해 및 군도수역 등의 국가관할수역 내에서 행해진 범죄행위는 해적행위로 보지 않는다.

 

해적대응을 위한 국제적 노력
  1990년대에 들어 해적문제가 국제사회의 큰 관심사로 떠오르게 되자, 국제해사기구(IMO)는 선박의 해양사고 방지 및 해난수색?구조 활동 지원, 해적행위의 예방 및 방지 등 안전한 해상 교통 환경 개선을 위하여 ‘해상인명안전협약(SOLAS)’을 개정하고, 전 세계적으로 선박 자동식별 시스템의 강제시행을 예정하고 있다. 또한 국제상공회의소 국제해사국(IMB)의 해적신고센터(PRC)가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해적사고를 접수 및 전파하도록 하고 있으며 지역별로는 인접국가간 해적대응을 위한 국제협력 체제의 구축 및 국제해사기구를 중심으로 해적 및 해상 무장강도의 퇴치 및 방지를 위한 국제적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