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용서하고 싶다면

2012-08-27     류지아(문헌정보 2) 학생칼럼단 위원

  영화 <오늘>에서 주인공 다혜가 보여줬던 그 눈빛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오늘>은 ‘착한 사람’이 되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죽인 자를 용서한 다혜가 용서를 통해 자기 자신을 음울했던 삶 속에서 구제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영화는 기꺼이 용서를 베푼 그녀를 오히려 점점 벼랑 끝으로 몰아세운다. 그리고 이를 통해 관객들에게 진정한 용서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게끔 한다. 타인을 진정으로 용서하고 싶다면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 것일까.
  먼저, 우리는 용서에 대한 무지를 타파해야 한다. 사람들이 용서에 대해 무지해진 까닭은 무엇일까? 바로 이 세상이 용서를 강요하기 때문이다. 용서를 강요하는 사람들은 용서하지 않는 자들을 몰아세운다. 때문에 강요받는 사람들은 용서가 모든 갈등을 해결해 줄 것이라 믿게 된다. 하지만 그렇게 강요된 용서는 과연 누구를 위한 용서일까? ‘용서해 주세요’ 한 마디로 자신이 저지른 일이 사죄 받을 수 있다고 믿는 용서라면 그것은 지양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러한 판단도 없이 용서하는 것이 그저 옳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용서가 화해와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용서에 대한 무지가 진실 되지 않은 용서를 난무하게 만든다. 끝으로 우리는 용서에 대한 선택권을 인지해야 한다. 영화 <오늘> 속에서 다혜는 “내겐 용서하지 않을 자유도 있었어요. 그런데 아무도 내게 그걸 가르쳐주지 않았어요”라 말한다. 사회는 용서를 강요할 뿐만 아니라 용서에 대한 주체권이 우리에게 있다는 사실, 즉 용서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침묵한다.
  이처럼 우리에겐 용서에 대한 개념 확립이 필요하다. 용서가 강요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속에서 자주적으로 우러나오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억지로 용서함으로써 불편한 마음을 숨기려 하지 말고 용서를 하기 전 자신의 마음을 먼저 들여다 보아야 한다. 그리고 사건을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되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용서의 기술’의 저자인 딕 티비츠는 용서란 ‘사건을 잊는 것이 아니라 다르게 기억하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진정한 용서를 위해 죄를 없는 일로 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 다만 용서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