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을 진실로 믿는 사회

2012-11-05     이보영 객원기자

  인터넷의 발달은 많은 이점을 제공했지만 역으로 새로운 문제들을 만들어냈다. 대표적인 예가 진실이 확인되지 않은 소문, 즉 유언비어다. 유언비어는 예전부터 존재했지만 인터넷의 등장과 함께 굉장한 파급력을 지니며 단순한 개인 또는 집단이 아닌 대중을 대상으로 퍼져나가게 됐다.

  셀 수 없이 많은 거짓정보가 인터넷에 범람하는 현재, 유언비어를 믿는 대상이 대중이란 것은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개인이 아닌 대중의 믿음, 더 나아가 사회 전반의 암묵적 인정을 받으면 유언비어는 어느새 그 사회 속의 진실이 된다. 또한 나중에는 그 사실이 거짓인지, 진실인지에 대한 판가름을 내기도 쉽지 않다. 결국 사회 전반적으로 진실 여부 파악을 위한 노력은 줄고 진실이 밝혀지더라도 그것을 믿기 힘든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현상을 타블로 사건 등 허위사실 유포로 인해 자살하거나 피해를 입은 이들을 통해 볼 수 있었다.

  과거에는 유언비어를 믿는 사람의 규모가 비교적 적었으며 정확한 사실이 밝혀지면 이를 수용하는 이도 많았다. 때문에 유언비어를 하나의 사회적 현상으로만 여겼다. 그러나 이제는 단순한 사회적 현상이 사회적 문제로 변하며 그 취급도 달라져야 할 때가 왔다.

  사회적 문제로 변하는 유언비어는 국내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다. 실제 중국에서도 ‘유언비어 유포가 일반 시민의 이익, 국가안보, 사회안전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사회악이 되고 있다’며 유언비어 검열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유언비어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와 동시에 여러 사건을 거친 대중들은 이전보다 유언비어에 대해 조심스런 태도를 갖게 됐다. 그러나 여전히 ‘사실이면 사실이고, 아니면 말고’하는 식의 태도도 존재한다. 이제는 유언비어를 단순한 현상이 아닌 사회적 문제로서 접근해 모두에게 그 심각성을 알리고 법적강화, 유언비어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신뢰성 높은 사회 구축 등의 적절한 대응을 세워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