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인연 속에서 운명적 사랑을 외치는 영화

2012-11-19     류지아(문헌정보 2) 학생칼럼단 위원

  공기가 날이 선 듯 차가워지는 이맘때가 되면 항상 찾는 영화가 있다. 아마 한 번쯤은 제목이라도 들어 봤을 유명한 영화인 <러브 액츄얼리>다. <노팅 힐> <브리짓 존스의 일기> 등 굵직굵직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시나리오 작가였던 ‘리차드 커티스’의 감독 데뷔작인 이 영화는 리암 니슨, 휴 그랜트, 콜린 퍼스, 엠마 톰슨 등 유명한 배우들이 무더기로 출연한다. 영화는 공항의 사람들이 포옹을 나누는 장면과 함께, ‘Love actually is all around’라는 나레이션으로 감독이 영화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던지며 시작한다.
 
  이 영화에는 보는 이를 가슴 설레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마치 나의 이야기인 듯, 친구의 이야기인 듯 빠져들어 울고 웃게 만드는 그런 마력을 가지고 있다. 어떤 특별한 점이 숨어있는 걸까. 바로 사소한 인연의 고리에서부터 사랑을 풀어나간다는 점이다. 이들의 사랑은 모두 매우 자연스럽고 현실에 있을법한 인연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렇게 영화는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어 관객들이 더욱 낭만에 빠지게 만든다. 이런 영화 속 인연들이 더 풍부하게 그려질 수 있었던 이유는 아마 옴니버스 형식으로 진행된다는 특징 덕분일 것이다. 영화 속 각각의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종종 서로를 거쳐 가는데 후반부엔 결국 모두가 연결되어 끝이 난다. 사소한 인연이 모여 엄청난 운명으로 커지는 설정으로 끝나는 것이다. 이런 재미있는 인연의 고리는 영화의 엔딩에서 절정에 이른다. 영화의 시작인 공항 장면이야말로 사람 사이의 인연에 대해 완벽히 정의내리는 장면이라고 생각하는데, 엔딩 또한 이 공항 장면이기 때문이다. 이로써 <러브 액츄얼리>는 완벽하게 인연으로 가득 찬 영화로 막을 내린다.

  사람들은 살면서 한 번쯤은 사랑하는 이와의 운명적인 만남을 꿈꾼다. 하지만 한편으론 그러한 상상이 바보 같고 유치한 망상이라며 넘겨버린다. 이에 <러브 액츄얼리>는 사소한 인연에서 극적인 감동을 이끌어냄으로써 현실에서 운명적 만남이 있기를 꿈꾸는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그러면서 주변에 있는 인연을 새삼 깨닫게 해주기도 했다. 사실 생각해보면 영화에서 보는 그런 운명적 만남은 아니더라도 자신이 사랑하는, 혹은 사랑받는 상대가 60억 인구 중 한 사람이라는 사실만 따져도 이는 충분히 운명적 인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