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회 학술문예상 시 가작>선릉역 그곳엔

2013-11-18     김혜지(국어국문 4)

  선릉역 그곳엔 -異
  5백원 더 받으려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를 했다.
  10시간 꼬박 밤새고 난 후 나에게 주어진 돈 45000원

  낮과 밤이 뒤바뀐, 밤이 돼야 휘황찬란
  불 밝히는 선릉역 그곳엔

  고품격/저렴한 주대
  1인 25만원
  2인 40만원
  3인 55만원
  (봉사료포함)

  꼬박 10시간, 밤새워 일해도 갈 수 없는 곳이 있다

  밤이 돼야 비로소 휘황찬란, 낮과 밤이 뒤바뀐
  불 밝히는 선릉역 그곳엔

  나와는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제39회 학술문예상 시 가작 수상소감>
  그 당시, 지금보다 많이 어렸을 적에 아르바이트와 공부를 병행 하는 것이 참 힘들고 버거웠습니다. 게다가 처음 해보는 아르바이트는 선릉역에 위치한 유명한 유흥가 근처 편의점이었습니다. 하루 꼬박 10시간 밤새워 일해도 일명 삐끼들에게 주는 팁의 절반도 훨씬 못 미친다는 사실이 새벽 4시, 눈꺼풀이 천근만근 무거울 때쯤엔 너무 괴로웠습니다.

  육체의 고단함보다 마음이 많이 괴로웠던 아르바이트였기에 무던히도 제 마음을 달래며 옳다고 믿는 것을 놓지 않기 위해 애쓰며 살았습니다. 그렇게 살다 보니 경험하게 되는 모든 일들이 다른 의미로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비록 그 경험들로 내가 아프거나 힘들었을지라도. 주변에 흔들릴 것이 많은 요즘입니다. 내 삶이 가장 힘들고 초라해 보일 때 그것이 내 삶을 밝고 빛나게 보여줄 수 있는 토대가 된다고 생각하기를 조심스럽게 기대해봅니다.

  이렇게 보잘 것 없던 하나의 아팠던 경험이 시가 됐습니다. 감정의 폭풍 속에서 힘들고 헤맸던 만큼 아무렇지 않은 듯 최대한 감정을 압축해 쓰려 노력했습니다. 잘 전달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들의 모든 삶이 하나의 시가 되길 바라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