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해도 청춘 망해도 청춘

취미 만들기

2015-09-22     김유빈 기자, 김은현 기자, 윤지연 기자

  흥해도 청춘, 망해도 청춘이라고 했다. 그러나 요즘 우리 청춘들은 바쁘다. 아마 대부분의 청춘들이 학점관리, 스펙 쌓기, 아르바이트, 취업등에 허덕이며 많은 것들을 잊은 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한 번뿐인 인생, 한 번뿐인 청춘을 반복되는일상 속에 가둬두기엔 너무 아깝다.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청춘의 시기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기자들은 청춘의 시기에 꼭 한번해봐야 할 일들을 선정해 청춘을 제대로 즐겨보려 한다.

  길었던 방학이 끝나고 또다시 바쁜 생활이 시작됐다. 이것저것 할 일도 많지만 한번뿐인 청춘을 그냥 흘려보내기엔 그 시간이 아깝게 느껴졌다. 문득 ‘학점관리와 스펙 만들기도 중요하지만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시간 투자도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기자들은 각자 즐길 수 있는 나만의 진정한 취미를 찾아보기로 결심했다.


  김유빈 기자의 취미 만들기

 

 

   

  피아노를 배우기로 결심하다
  기자는 평소 좋아하던 영화의 OST를 찾아보다 이를 피아노로 연주한 영상을 우연히 보게 됐다. 넓은 무대에서 그랜드 피아노로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하는 피아니스트를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 악기 연주를 통해 타인에게 큰 감동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은 기자는 피아노를 새로운 취미로 삼기로 했다. 이후 기자는 우리대학 자연대에 위치한 피아노실로 향했다. 초등학생 시절 학원을 다니면서 열심히 피아노를 배웠던 기억을 더듬으며 연주를 시도했다. 그러나 막상 피아노 앞에 앉자 단 한 곡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결국 첫날은 ‘젓가락 행진곡’만 몇 번 친 후 돌아가야 했다. 다음날 기자는 악보를 가져가기로 했다. 평소 좋아하던 노래의 악보를 고심해서 골라 피아노실로 향했다. 전곡을 한 번에 멋있게 칠 수 있을 거란 기대와는 달리 한 음, 한 음을 치는 것조차 너무 힘들었다. 악보 보는 법을 잊어버려 일일이 계이름을 읽어가며 쳐야했기 때문이다. 기자는 초심으로 돌아가 피아노실에 앉아 헷갈리는 부분마다 일일이 계이름을 적었다.

 

 

  취미가 가져온 내면의 변화
  그렇게 기자는 매일 피아노실에 들렀고 피아노를 연습하면서 점점 곡을 완성해갔다. 배우는 속도가 느리고 자주 틀렸지만 띄엄띄엄 나던 소리가 멜로디로 만들어지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 느리게라도 한 곡을 틀리지 않고 다 쳤을 때는 짜릿한 성취감이 들었다. 한 곡을 무리 없이 칠 수 있게 되자 녹음을 해서 친구들에게 들려주며 자랑하기도했다. “너에게 피아노 치는 취미가 있는지 몰랐다”며 “정말 직접 친 게 맞느냐”고 묻는 친구들의 말에 어깨가 으쓱해졌다. 한 곡을 완전히 칠 수 있게 된 후에는 새로운 곡을 찾아 또다시 찬찬히 연습해나갔다. 학교 수업이 끝나고 집에 가기 전 두어 시간을 피아노실에서 보내는 것은 이제 기자에게 일상이 됐다. 피아노를 치며 얻는 성취감이 하루의 스트레스를 모두 잊게 했다. 평소 네일아트를 좋아해 길게 길렀던 손톱도 피아노를 치기 위해 모두 짧게 잘랐다.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기자에게는 큰 설렘이었다. 평소 공통된 관심사가 없어 어색했던 친구와 피아노 악보를 공유하며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피아노실 벽을 통해 듣는 옆방의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 또한 기자에게 동질감과 감동을 느끼게 해줬다.

  김은현 기자의 취미 만들기

 

 

  나의 손으로 쓰는 아름다움
  캘리그라피 책에서는 직선과 모형 그리기가 캘리그라피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일주일 내내 직선과 모형만 그렸다. 어느 정도 직선과 모형 그리기에 익숙해졌을 때 쯤 자음과 모음 그리기에 돌입했다. 자음과 모음 그리기는 앞서 했던것 보다 훨씬 어려웠다. 특히, 자음 ‘ㅊ’이 유독 잘 써지지 않아 주구장창 ‘ㅊ’만 써볼 때도 있었다. ‘ㅊ’쓰기를 극복하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꿈’이라는 단어를 써보았다. 단어를 처음으로 써보는 만큼 어느 때보다 열심히 했다. 기자는 공강 시간과 신문편집일 중간 중간, 주말 등의 시간을 내며 연습에 박차를 가했다. 이렇게 콩, 꿈, 희망, 가족 등 점점 쓸 수 있는 단어 수를 늘려나간 후 본격적으로 문장 쓰기에 들어갔다. 문장 쓰기는 단어 변형과 글자들 간의 구조까지 생각하며 그려야 했다. 단어를 쓸 때보다 훨씬 더 어려웠지만 그동안 쓰고 싶었던 글귀들을 써 볼 수 있어 좋았다. 기자의 마음을 울렸던 글귀들을 한 글자, 한 글자 종이와 마음에 새기면서 때론 위로를 받기도 했다. 캘리그라피는 쳇바퀴 같던 나의 삶에 활기를 불러일으켜 줬다. 항상 TV를 보거나 스마트폰만 만지던 기자의 여가시간이 전보다 훨씬 풍족해졌다. 또한 조용히 앉아 글자 쓰는 것에 집중하다 보면 바쁜 일상으로부터 받았던 스트레스가 눈 녹듯 사라졌다. 콤플렉스였던 글씨체 역시 현재에는 정말 많이 개선됐다. 이젠 특색 있는 나만의 글씨체를 만들어 책을 보지 않고도 자유자재로 글귀를 쓸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