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임신은 과연 ‘축복’일까?

2018-03-05     유하현(정치외교 3) 학우

 ‘뼈마디가 시리고 저리다’, ‘잇몸이 부었다’, ‘골반이 틀어졌다’, ‘부종이 생겼다’, ‘우울감을 느낀다’, ‘설사를 계속한다’. 지금 열거한 것들이 어떤 증상인지 아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이는 산모가 출산 후 느끼는 여러 증상이다. 산모가 출 산 후 느끼는 증상은 이외에도 많을뿐더러 산모는 출산 후에 병에 걸릴 위험성도 높다. 또한 출산 후가 아니더라도 산모가 임신 중에 조심해야 할 점은 많다. 그러 나 이에 대해 우리 모두가 알고 있을까? 

 우리는 임신을 ‘축복’이라 배웠고, 아이를 낳는 것은 그저 ‘기쁜 일’이라고만 알 았다. 그러나 사실 임신은 축복이라 하기엔 산모가 너무 많은 고통을 겪어야 한 다. 산모는 임신 중 우울증에 걸릴 위험은 물론이거니와 골반이 틀어지고 몸에 있는 장기가 눌리는 경험도 하게 된다. 그로 인해 소화 장애를 느끼는 산모들도 많다. 또한 아이를 낳고 나면 모유가 분비되기 시작하는데, 이는 모유 수유를 할 때만 분비되는 것이 아니라 시도 때도 없이 분비되기 때문에 잠에서 깨어 보면 모유로 인해 이불이 잔뜩 젖어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신체적 불편함을 겪을 뿐만 아니라 직장에 다니고 있는 여성은 임신을 하면 그 일을 휴직하거나 그만둬 야 한다.

 이런 고통 속에서 임신을 결심하는 것은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임 신을 결심한 후에도 여성들은 신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부정적 시선을 받으며 살아간다. 회사에 다니는 여성들은 임신한 뒤 회사를 그만두거나 휴직해 야 한다. 이를 따가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다. 어떤 회사에서는 여성 에게 ‘아이를 두 명 이상 낳지 마라’는 말을 한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성인이 되기 전까지 아무도 임신으로 인해 겪게 되는 어려움에 대 해 말해주지 않았다. 심지어 이러한 사실도 인터넷 검색으로 알게 된 것이다. 누 군가 임신은 축복‘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 적이 있었던가. 사회가 이처럼 ‘임 신은 축복’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있으니, 사람들은 출산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 하고 있다. 실제로 저출산 문제의 원인을 ‘여성들의 고학력’이라 말하고, 이에 대 한 대책으로 ‘여성 가임기 지도’를 만들어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것 등은 사회가 임신에 대해 쉽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과연 이런 정책으로 어떤 효 과를 기대한 것인가.

 한국이 정말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먼저 ‘여성’에 대한 기본적 이해를 하기 바란다. 표면적인 저출산 대책이 아닌 진심으로 여성들의 고통을 공감하고 격려하는 대책을 세운다면 빠른 시일 내에 저출산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 다. 그러기 위해서는 임신과 여성에 대한 기본 교육이 잘 돼 있어야 한다. 그래야 왜 출산을 포기하는 여성들이 많아지는지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저출산 문 제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대책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