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무능력이 정치 희화화 불렀다

대학생 정치인이 만나는 정.치.인

2004-08-28     덕성여대 기자

  정호씨는 현재 열린우리당 학생모임 ‘젊은 우리’의 실무단장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올해 초 만해도 한나라당 비례대표후보였으나 한나라당이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키자 탈당했다. 이후 열린우리당의 제의로 입당하게 되었다. 당적을 바꾼 것이 ‘철새’라 평가될 지라도 학생이 정치의 주인공이 되는 운동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그. 그를 만나 여러 가지 정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먼저 20대인 정치인 그가 바라보는 현재 우리나라 정치는 어떤 모습일까? 우리나라 정치는 구조적으로 특정인들이 주도해 와서 국민 모두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했다는 게 바로 그의 생각이다. 그는 “젊은 층, 여성, 노동자 등의 계층이 정치에서 소외되어 왔던 것이 현실이다.”라며 우리나라 정치를 꼬집었다. 그 외에도 우리나라 정치의 내부가 도덕적으로 깨끗하지 못하다는 것과 소모적인 정쟁으로 인해 민생이 외면되는 것을 문제로 짚어냈다.
 

 요즘 정치인들이 스타화되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우리나라에 부패하고 무능한 정치인들이 많아왔었기 때문에 그나마 괜찮은, 색다른 인물들을 선택하게 되는 것 같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렇게 스타화되는 정치인들이 나름대로의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인정하지만 인기에 영합하는 최대의 수혜자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더욱 문제되는 것은 이를 극복하여 수준 높은 정책대결을 펼칠 생각은 하지 않고, 어떻게하면 인기를 끌 수 있을까하는 고민만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런 정치인의 스타화와 함께 정치인들의 팬카페 운영이 늘어나 젊은 세대의 정치참여가 알게 모르게 더 늘어가고 있다. 그러나 그 초점이 정치인의 사생활, 언변, 의상 등 정치와 관계없는 쪽으로 맞춰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에 대해서는 “기존의 정치가 국민들에게 부도덕함과 무능함만을 보여줘서 국민들이 정치인을 희화화하게 되는 것”이라며 “이런 정치문화는 고쳐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팬카페 운영이 국민들에게 보다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 될 수도 있는데 현실에서는 그 의도가 빗나가 문제되는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또 요즘 화제가 되는 노무현 대통령, 이명박 서울시장, 전여옥씨 등 정치인들의 ‘막말하기’에 대해서도 의견을 들어보았다. 그는 “언론을 통한 왜곡이 빈번할 뿐만 아니라, 그들의 말 중 선후를 생략한 몇 마디만 국민들에게 전해진다”며 그들의 말이 과연 ‘막말’에 해당하는지 의문을 표했다. 그러나 “그런 언행의 근본은 각자의 개성, 개인적 특성에 있다”며 “실수를 되풀이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그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20대 정치인을 통해 들어본 정치 이야기. 그는 앞으로 “한국 정치의 희망인 젊은 층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한다. 덧붙여 “시민단체활동, 국회ㆍ정당에서의 인턴 등 적극적인 정치 참여를 해서 스스로가 자기 계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정치에 관심있어하는 학생들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