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사요, 없어도 괜찮아요
안 사요, 없어도 괜찮아요
  • 정해인 기자
  • 승인 2019.09.11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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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복 74주년을 맞이한 올해, 과연 우리는 일본으로부터 진정한 독립을 이루었는가를 고민할 기회가 생겼다.

  작년 10월 ‘일본 전범기업들은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1억 원씩 손해배상하라’는 대법원 판결에 불만을 제기하던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1일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종 등에 대해 한국 수출 규제를 선언했고, 다음 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국이 청구권을 포기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아 우대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이라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를 언급하며 이유를 밝혔다.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는 1965년 일본으로부터 5억 원의 배상을 받는 조건으로 식민지배 피해에 대한 보상 및 배상을 포기하기로 한 약속과는 별개로, 개인의 청구권은 소멸하지 않았다고 본 대법원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보인다. 또 한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24일, 서울 롯데마트 서울역점 앞에서 마트산업노 조 소속 노조원들이 일본제품 안내거부 선언 기자회견 후 일 본제품에 불매스티커를 붙이고 있다.〈출처/스포츠 서울〉
지난 7월 24일, 서울 롯데마트 서울역점 앞에서 마트산업노 조 소속 노조원들이 일본제품 안내거부 선언 기자회견 후 일 본제품에 불매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출처/스포츠 서울〉

  이에 국민들은 내정간섭이라며 분노했고 일본 제품·회사를 향한 불매운동을 전개했다. 불매 대상인 일본 브랜드를 정리해서 알려주고, 대체 브랜드를 제안하는 사이트도 등장했다. 그러던 중 일본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 관계자가 실적 발표에서 “한국인들이 불매운동한 적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금방 시들 것”이라고 말한 사실이 국내 언론사에 전해지며 불매운동에 불을 붙였다.

  판매처의 불매운동 참여 여부가 제품의 판매에도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일본 제품 안 팝니다’, ‘NO JAPAN'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행사 상품에 서 일본 제품을 제외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택배와 마트 노조 역시 일본 상품의 배달·안내를 거부하며 불매운동에 동참했다. 이에 ‘일본 회사’로 지목 당한 기업에서는 다급히 일본과 선긋 기에 나섰다.

  제품 불매를 넘어 ‘일본 소비’ 자체를 자제하는 추세다. 8월 극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인천-일본 항공 노선 이용객은 전년 동월에 비해 19.5% 급감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잇따라 일본 항공 노선을 감축한 데 이어 대한항공도 일부 일본 노선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한 배급사는 일본산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개봉을 무기한 연기하기도 했다.

  대한민국은 1945년 일본의 패전으로 일제강점기에서 벗어났다. 짧지 않았던 식민 통치 기간 동안 우리는 많은 것을 잃었고, 잃었던 것을 되찾아 스스로 일어서기 위해 오랜 시간 노력해왔다. 그러나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이후 자본주의 사회의 근간인 경제적인 측면에서 아직도 일본으로부터 완전한 독립을 이루지 못했음이 드러났다. 이번 일을 계기로 더이상 일본에 의존하는 대한민국이 아닌, 영토적·경제적으로 완벽히 독립한 대한민국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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