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년 역사에서 찾은 우리대학 브랜드
101년 역사에서 찾은 우리대학 브랜드
  • 정해인 기자
  • 승인 2021.04.20 22: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핵심 강점에 집중해 브랜드 가치 설립해야

  효과적인 브랜드 구축을 위해서는 우리대학이 가진 정체성을 명확히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타대학과의 경쟁에서 우리대학만이 내세울 수 있는 핵심 가치는 무엇이 있을까? 설문조사에서 학우들이 공통으로 언급한 우리대학의 정체성을 알아보자

 

  민족사학
  우리대학 설립자 차미리사 선생은 일제 치하 당시 국내외에서 항일 계몽운동을 전개한 독립운동가다. 미국에서는 한인교육기관인 대동교육회·대동보국회 회원으로 활동했고, 귀국 후에는 조선여자교육회 설립과 순회강연을 통해 민족 실력양성의 필요를 전파했다. 1923년에 우리대학의 전신인 근화학원(槿花學院)을 세워 민족교육과 무궁화사랑운동에 힘썼다. 2002년 차미리사 선생이 독립유공자로 포상됨에 따라 근화학원은 공식적으로 민족사학으로 인정받았다.
  독립유공자 교육인이 설립한 학교가 우리대학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 대학의 민족사학 정체성은 현대 민주정신과 관계있어 더욱 특별하다. 차미리사 선생은 조선총독부의 외압으로 덕성학원 교장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이후 교장으로 취임한 송금선은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에 오른 친일인사로, 일제가 전시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마련한 국민총력조선연맹의 경성부연맹 이사를 지냈고, 학생들 에게도 군사 교련을 시킨 바 있다. 덕성학원은 송금선의 아들 박원택이 이어받으며 족벌 세습을 반복했고 차미리사 선생 대신 송금선을 창립자로 추앙했다.
  박씨 일가의 덕성학원 소유권 주장이 법리적 근거가 없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학내 구성원들은 차미리사 선생 발굴작업을 실시했다. 학우들이 투쟁을 통해 진실을 밝히고 차미리사 선생을 복권시킬 수 있었다. 그 결과 잃어버렸던 사학 전통을 회복할 수 있었다.

  당시 우리대학에서는 재단의 횡포에 맞선 권리투쟁이 한창이었다. 차미리사 선생의 복권 작업은 재단이 내세우는 왜곡된 근본을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녔다.
  과거 일제에 대항했던 차미리사 선생의 설립이념은 ‘민주덕성’의 기틀이다. 아직 친일잔재 청산으로 분주한 타 대학과 달리 우리대학은 이런 불명예로부터 자유로울뿐더러, 학내 구성원의 힘으로 창립자를 복권했다는 독자적인 역사도 갖고 있다.

 

  여성교육
  여성의 사회적 진출 필요성이 처음 대두한 시기에는 여자대학(이하 여대)의 필요성이 확고했다. 그러나 현대에는 남녀 간 교육 차별이나 여성의 사회 진출 장벽이 덜 가시적으로 드러난다. 남성과 여성이 표면적으로 같은 권리를 누리는 현재, 여대는 교육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위협받고 있다. 성심여자대학교, 상명여자대학교, 효성여자대학교 등 국내 여대가 남녀공학으로 전환하거나 남녀공학 대학과 통합했다. 우리대학도 이원복 전 총장 시절(2015년) 남녀공학 전환 논의가 있었으나 학우들 반대로 무산됐다.
  우리대학은 조선 여성의 힘으로 조선 여성의 해방을 위해 건립한 학교다. 차미리사 선생은 여성들로만 구성된 전국순회강연단을 조직했고, 전국순회강연회에서 모은 성금으로 세운 학교가 근화학원이다. 우리대학은 외국인 선교사나 남성 교육자, 일제의 도움 없이 오롯이 조선 여성들이 주체로 교육운동을 벌인 결실이다.
  차미리사 선생은 근화학원을 정규교육기관인 근화여학교로 승급시킨 후 교훈을 ‘一. 살되, 네 생명을 살아라 二. 생각하되, 네 생각으로 하여라 三. 알되, 네가 깨달아 알아라’로 정했다. 이상적 여성성을 가정 내에서만 정의하던 시절, 차미리사 선생은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여성을 기르는 데 집중했다. 특히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강조하며 실용적 교육을 펼쳤다. 타 여학교가 미혼 여성을 대상으로 엘리트식 교육을 시행할 때, 근화여학교는 나이나 기혼 여부와 상관없이 보통여성들을 위한 교육기관으로 자리했다. 우리대학은 설립 과정과 교육 이념 모두 독립성을 표방한다.
  본사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과반이 우리대학의 핵심 정체성으로 차미리사 선생의 교육 이념 또는 페미니즘을 언급했다. 여대라는 특성은 우리대학이 가진 가장 대표적인 가치며 학우들이 자랑스럽게 여기는 정체성이다.

 

  특수학과

  우리대학 유아교육과는 2020년 2월 기준 △일반대학원 석사 240명 △박사 118명 △교육대학원 석사 620명 △총 2582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우리대학은 유아교육과 건물이 따로 있고, 같은 건물에 부속유치원을 운영한다. 가까운 곳에 유치원이 있어 유아교육 현장을 참관하기 용이하고, 연계수업을 통해 실무자로부터 조언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대학 유아교육과는 2020년 5주기 교원양성기관 역량진단 결과 A등급을 받았다. 일반대학 교육과 105개 중 28개만이 A등급을 받았고, 이중 유아교육과는 우리대학을 포함해 10곳이었다. 높은 등급을 받은 대학은 교직과정 정원 감축 대상 대학에서 제외하는 등 혜택도 제공한다. 이는 현재 우리대학 유아교육과의 교육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시에 더 높은 수준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대학은 전국에서 8번째로 약학대학을 설립했으며 3천 2백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전통이 깊은 만큼 약학 계열 내 동문 수도 많다. 전국 약사 가운데 약 10%를 우리대학 출신으로 파악한다. 병원, 제약회사 외에도 졸업생 20%가 연구직에 종사하고, 일부는 교수로 재직하기도 한다. 실제로 약학과 내 6명의 교수가 우리대학 졸업생이다.

  우리대학은 기초학문에 강한 대학이기도 하다. 강수경 전 총장은 인터뷰에서 "인문학, 사회학, 자연과학 등 기초학문을 튼실히 키워온 자부심이 우리대학의 '덕부심' 중 하나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대학에는 △전국 4년제 대학 중 54개뿐인 철학과 △국내 최초로 개설한 미술사학과 △서울권 대학 중 총 3개 대학만 운영하는 문화인류학과 등 기초학문과 관련있는 특수학과가 존재한다. 이외에도 의상디자인학과는 국내 대학 최초로 졸업패션쇼를 시행했고, 전국에 7개교만 운영하는 스페인어학과도 있다.

 

  자유전공제
  2020학년부터 시행한 우리대학의 자유전공제는 세계 명문대의 교육시스템을 벤치마킹한 결과다. 하버드, 예일 등 해외뿐 아니라 서울권 타대학에서도 자유전공제를 도입하는 추세다. 하지만 3,000명 이상의 학생을 보유한 타대학은 현실적으로 대학 전체에 자유전공제를 적용하기 어렵다.

  김진우 총장 직무대리(이하 김 직무대리)는 "규모가 큰 타대학의 경우 5% 내외의 소수 정원 한정으로 자유전공학부를 설치해왔다"며 "우리대학은 학부가 아닌 대학 전체에 자유전공제를 도입해 진정한 의미의 전공선택 정신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 전체를 자유전공대학으로 만든 경우는 우리대학이 최초이며, 수도권에서 자유전공제 전면 도입을 시도한 것도 우리대학이 최초다"고 밝혔다.

  자유로운 제2전공 선택도 우리대학 자유전공제의 특징이다. 2학년 1학기를 기준으로 자유전공제 시행 이전 세대인 19학번 중 복수전공자는 20%였다. 반명 자유전공제 첫 시행인 20학번의 제2전공 선택 비율은 63%로 급증했다. 김 직무대리는 "우리대학에 입학한 여성은 자유전공제라는 기틀을 통해 가장 나다운 삶을 구현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물론 자유전공제가 우리대학의 정체성으로 자리하기 위해 일부 보완도 필요하다. 본지는 지난 715호 기사에서 전공선택제 첫 시행 후의 문제점을 다뤘다. A 학우는 "제1전공과 제2전공의 학위 구분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이 내용만 강조하면 심화전공을 원하는 학생들이 학과 전문성에 회의감을 가질 수 있다"며 "다양한 특수전공에 초점을 맞춰 제1전공과 제2전공을 선택하고 자신이 전공한 커리큘럼의 중요도를 선택할 수 있음을 알리는 게 핵심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402호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2,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유미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김건희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고유미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