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피어난 세계의 정원, 서울식물원을 거닐다
서울에 피어난 세계의 정원, 서울식물원을 거닐다
  • 전유진 기자
  • 승인 2021.05.12 1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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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자연에서 느끼는 힐링

  서울식물원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식물원을 즐길 수 있도록 세계 12개 도시 식물로 숲을 조성해 도시생활의 안식처를 제공한다. 쳇바퀴 같은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가끔 아무 생각 없이 쉬는 일이 필요하다. 식물과는 소통할 수 없지만, 이는 오히려 말 없는 위안으로 작용한다. 이에 기자는 시험이 끝나기만을 기다렸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밖에 나갈 수 없는 학우들에게 힐링을 전달하고자 서울식물원 주제원을 방문했다.

  지난달 30일, 기자는 서울식물원에 가기 위해 양천향교역에서 내렸다. 8번 출구로 나와 10분간 걷다 보니 식물원에 도착했고, 커다란 민들레 조형물이 기자를 반기고 있었다.

  서울식물원의 열린숲과 호수원, 습지원은 언제든 무료로 방문할 수 있지만, 주제원에 입장하기 위해선 표가 필요하기에 매표소에 들러 표를 끊었다. 주제원은 온실과 주제정원으로 나뉜다.

  온실은 열대 기후와 지중해 기후로 분류해 세계 12개 도시 정원을 조성했다. 열대관에 들어서니 아레카 야자가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몇 걸음 안 가 사람들이 몰려 있는 폭포를 볼 수 있었다. 폭포가 흐르는 동굴 벽 곳곳에 박쥐란과 틸란드시아를 부착해 실제로 정글에 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많은 나무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인도보리수였다. 석가모니가 이 나무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었다는 이야기로 잘 알려진 나무다. 뿌리가 땅 위에 있는 듯한 모양 때문인지 다른 나무들보다 더 거대해 보였다.

  열대관의 식물을 더 오래 관찰하고 싶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지중해관으로 향했다. 푸른 식물이 많고 습하던 열대관과는 달리 지중해관은 건조했으며 여러 꽃과 선인장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선인장은 전부 똑같이 생겼다고 생각했던 선입견이 부끄러워질 만큼 종류가 다양했다. 형형색색의 꽃들은 지중해관의 활기찬 이미지에 크게 일조했다. 식물원 밖 회색 이미지의 도시가 떠오르며 꽃들의 색채가 더 화려하게 느껴졌다.

  지중해관에는 아주 익숙한 나무가 있었다. 어린왕자에 등장하는 생명의 나무인 바오밥나무다. 책 속의 묘사를 보며 큰 나무를 상상했는데, 실제로 보니 가늘고 작았다. 특이한 점은 가지가 뿌리처럼 얇게 얽혀 있는데, 이 때문에 신이 실수로 나무를 뒤집어 심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고 한다. 기자의 기억처럼 많은 사람에게 어린왕자로 잘 알려져서인지 나무 앞에 어린왕자 조형물이 있어 사진 찍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지중해관을 나서는 길은 열대관을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스카이워크 입구로 이어졌다. 다른 각도에서 보니 조금 전 관람했던 열대관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푸른 나무와 식물이 가득한 것이 더 울창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꽉 찬 자연 속에 아무 생각 없이 혼자 덩그러니 놓여진, 평소에는 느낄 수 없던 감정이 일었다.

  온실이 남긴 여운과 함께 주제정원에 방문했다. 한동안 실내에 머물다 넓게 트인 초록빛 정원을 보니 습한 공기에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리며 시원해지는 기분이었다. 주제정원은 이름 그대로 여덟 가지의 다양한 주제로 구성한 정원이다.

  고개를 들자마자 눈에 띈 것은 나무와 꽃, 시냇물 사이에 위치한 정자가 있는 사색의 정원이었다. 정자의 크기가 상당함에도 자연과 하나인 것처럼 느껴질 만큼 조화로웠다. 정자에 앉아 바람을 느끼고 자연을 만끽하면 좋겠지만, 현재 코로나19로 출입을 제한하고 있어 아쉬웠다.

  추억의 정원과 초대의 정원을 지나 커다란 다리가 있는 숲 정원으로 향했다. 꽃이 많은 다른 정원과 달리 숲정원은 큼지막한 바위와 나무로 가득했다. 호기심에 들어간 다리 너머의 풍경은 그야말로 전통 숲이었다. 기자는 숲 한가운데 설치한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사람을 목격했다. 그 모습이 무척 여유로워 기자 역시 조급했던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주제정원은 시기마다 새로운 식물로 정원을 꾸미는데, 4월 말에는 개화 시기가 맞는 구근 식물로 가득했다. 구근 식물은 투박하고 큰 알뿌리에 비해 꽃잎은 화려하고 예쁜 것이 특징으로, 튤립과 수선화, 알리움 등이 있다. 오늘의 정원에서 바람의 정원으로 가는 길은 구근 식물로 잔뜩 꾸민 꽃길이었다. 단지 길 위를 걷는 것뿐이었는데 왠지 모르게 발걸음이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꽃길을 지나 마지막으로 튤립과 알리움이 가득한 바람의 정원을 걸으며 3시간가량의 힐링을 마무리했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도로로 가득한 도시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식물을 비롯한 자연을 관찰하고 즐길 기회는 매우 드물다. 반복되고 힘든 일상에 지쳤다면 서울식물원에 방문해 잠시 숨 돌리는 것을 추천한다. 자연 속에서 다양한 식물을 구경하며 상쾌한 힐링을 느껴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진 전유진·황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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