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 종료 아동에게 홀로서기를 강제한다
보호 종료 아동에게 홀로서기를 강제한다
  • 이정민(정치외교 2) 학우
  • 승인 2021.05.12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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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호 종료 아동은 아동보호법에 따라 만 18세를 넘기면 보육원, 아동복지 시설을 떠나 홀로서야 한다. 가장 모순적인 점은 민법이 만 19세 미만을 미성년자로 규정하고 있어 보호 종료 아동을 미성년자로 분류한다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집을 계약하거나 핸드폰을 개통하는 등 자립을 위해 필수적인 절차에서 제약을 받는다.

  아직 보호받아야 할 아이가 세상에 혼자 내던져진다면 무엇이 필요할까? 우리 또래가 얼마나 미성숙한 존재인지 알기에, ‘보호 종료 아동’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그들은 돈이 아닌 길을 안내해 줄 ‘누군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맨몸으로 사회에 던져진 아이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자신의 깜깜한 미래와 지금 당장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의논할 누군가가 없다는 것이다. 보호 종료 아동의 88.5%가 시설 퇴소 후 빈곤층으로 편입돼 사회적 약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꿈과 희망을 안고 미래를 계획해야 할 청년들이 현실의 벽에 부딪혀 하루 먹고살기 바쁜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물론 사회적으로 보호 종료 아동을 돕는 제도가 있다. 자립전담요원, 자립 수당, 자립 정착금 등이 그 예다. 그러나 이 제도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 영국의 자립전담요원 시스템은 만 25세가 될 때까지 개인 상담사가 일대일 밀착 관리를 한다. 하지만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립전담요원은 총 306명이다. 자립전담요원 한 명이 백 명 넘는 아이들을 돌보는 격이다.

  이들을 더욱 위축시키는 것은 평범한 사람으로 보지 않고 ‘보호 종료 아동’이라는 굴레를 씌워 차별하는 태도가 만연한 우리사회다. 아직도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인식이 부족한 것이다. 보호 종료 아동이었음을 밝혔을 때, ‘그래도 진짜 잘 자랐다’라는 흔히 볼 수 있는 반응에서 깊이 내재한 편견을 확인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보육원에서 자란 아이들은 결핍이 있고, 사회생활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인식은 개인의 잘못이라기보다 사회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모두가 각자 다른 환경 속에서 살아가기에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는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를 존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 속에서 사회는 보호 종료 아동에게 홀로서기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 존재이지, 강제할 존재가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보호 종료 아동의 손을 잡고 이끌어줄 ‘누군가’가 돼야 한다.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불안한 현재와 미래를 살아가는 보호 종료 아동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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