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무의식을 지배한다
언어는 무의식을 지배한다
  • 장윤서 수습기자
  • 승인 2021.05.28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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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특정 분야를 처음 접해 아는 것이 없어 미숙한 이들을 그 분야와 어린이를 합성해 ‘○린이’라고 표현한다. 주 식 입문자라면 ‘주린이’, 헬스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헬린이’라고 부르는 것이 그 예다.

  특정 집단이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이런 신조어들의 유래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 ‘○린이’는 어린이를 미숙하고 무언가를 하기 어려워하는 존재로 규정한다.

  처음 신조어를 만들 때 어린이를 비하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보긴 어렵다. 하지만 언어는 사람들의 의식을 지배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기에 ‘○린이’ 라는 신조어는 우리 무의식에 어린이를 부족한 존재로 각인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어린이를 무조건 미숙한 존재로 대상화하는 것은 혐오이자 폭력으로 이어진다. 결과적으로 언어 사용자의 의도보다는, 유머로 소비하는 과정에서 어린이를 존중하지 않는 문화만 남을 것이다. 올바르지 않은 언어 사용 습관은 사회 구성원을 존중하는 문화가 아닌 차별을 만들어 내는 문화로 이끌 위험이 크다.

  유희성이 결합해 의미를 축약한 언어는 ‘○린이’뿐만이 아니다. 연예인의 채무 불이행 폭로 현상을 ‘빚투’로 명명하는 것은 성폭행 피해를 고발한 ‘미투 운동’을 조롱하는 일이다. 비단 신조어만의 문제는 아닌 것이, 성소수자가 자신의 성적 취향을 밝히는 것을 뜻하는 ‘커밍아웃’은 차별과 혐오를 마주할 것을 각오해야 하는 일이다. 그러나 그저 무언가를 밝히는 것을 뜻하는 단어인 것처럼 일상에서 사용한다.

  언어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지배하는 도구이기에 창조하고 사용할 때에는 신중함을 기울여야 한다. 단어 속 차별 문제를 자각하지 못하는 이들은 자신이 차별과 혐오를 생산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요즘같이 미디어를 통해 정제되지 않은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시기에 잘못된 인식을 담은 단어의 확산은 더욱 위험하다.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 등 자아를 확립하는 단계에서 겪는 경험은 한 사람의 평생을 좌우할 것이라는 점에서 주의를 요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차별을 품은 언어가 존재한다. 개개인이 언어 사용에 신중함을 기울인다면 사회가 조금은 변화할 것이다. 신조어 범람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단어 안에 숨은 차별에 대한 고민은 필수적이다. 이러한 고민은 올바른 사회를 형성하는 데 밑바탕을 마련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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