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기자가 추천하는 <책>
덕기자가 추천하는 <책>
  • 덕성여대신문사
  • 승인 2021.08.3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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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쁜 삶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은 잠시 시간을 내어 휴식을 취하기도 어렵다. 이에 덕기자가 책, 공연, 전시회 등을 소개해 학우들에게 한 줄기 여유를 선물하고자 한다.

  모두의 성장통에 전하는 따뜻한 위로

  흉터는 치유의 흔적이다. 정세랑 작가의 소설  <이만큼 가까이>는 순수했던 마음에 상실이 낸 상처로 아파하던 어린 날들과 흉터를 안고 살아가는 어른을 이야기한다.

  ‘나’가 다니던 학교는 배차 간격이 한 시간 이상인 버스를 타고 한참을 달려야 갈 수 있었다. 같은 버스로 등교하던 네 명의 친구들이 있었고, ‘나’가 궁금해하던 큰 집에 이사 온 주연이 합류하며 버스 멤버가 완성된다. 여섯 친구들은 작고 낡은 버스에 앉아 음악을 듣고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상습 폭설로 버스가 다니지 않을 때면 젖은 운동화를 신고 함께 눈길을 헤쳐 나갔다.

  주연의 집에 간 ‘나’는 소파에 앉아 있는 주연을 놀래주려 옆에 앉았다. 그러나 그는 주연이 아닌 그의 오빠 주완이었다. 그 집에 반했는지, 주완에게 반했는지 ‘나’조차도 확신할 수 없었지만 그날 이후 둘은 항상 같이 영화 보는 사이가 됐다. 주완은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나’는 기다렸다고 말하는 듯한 주완의 표정을 좋아했다.

  겨울의 어느 날, 버스 멤버인 수미의 동생 수호는 인근 부대의 탈영병이 두고 간 총을 발견한다. 사격 연습을 하던 중 주완이 나타났고, 수호는 실수로 주완을 쏜다. 주완이 죽은 뒤 감정들을 제때 소화해내지 못한 ‘나’는 애도장애를 겪는다.

  ‘나’는 주연과의 대화와 상담치료로 안정을 되찾는다. 주완과 함께 즐기던 영화의 영향으로 영화미술가가 됐고, 친구들을 촬영한 것이 상을 받으며 단편영화 감독의 길도 걷는다. 버스 멤버들은 주변인 두 명의 죽음을 더 겪고 나서, 같은 버스를 타지 않게 됐음에도 서로를 만나기 위해 일부러 모였다. 서로의 결점에 너그러워졌고 멀리 흩어졌다가도 다시 가까이 돌아와 안위를 걱정하며 우정을 이어간다.

  “내 생각에 인간은 잘못 설계된 것 같아. 소중한 걸 끊임없이 잃을 수밖에 없는데, 사랑했던 사람들이 계속 죽어 나갈 수밖에 없는데, 그걸 이겨내도록 설계되지 않았어.”

  ‘나’는 어릴 적 친구들과의 소소한 추억, 가까운 이의 죽음, 직업을 갖고 자신의 길을 찾기까지 수많은 일에 부딪히며 성장했다. 아이와 어른의 경계에 선 청춘들이 겪는 사랑, 우정 그리고 우울, 상실을 공유하며 아릿한 성장통에 담담한 위로를 건네는 소설  <이만큼 가까이>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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