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산업혁명,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제4차 산업혁명,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 김기홍 부산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 승인 2022.10.04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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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 혹은 20년 뒤 제4차 산업혁명이 정점에 달할 무렵, 미래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혹은 그런 사회에서 우리의 경제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어떤 특성을 지니면서 살아가야 할 것인가?


  눈 앞에 와 있는 미래
  제4차 산업혁명

  IT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경제의 발전 속도가 이렇게 빠를 줄은 몰랐다. 1946년에 발명된 세계 최초의 슈퍼 컴퓨터인 애니악은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보다 성능이 떨어진다. 1969년 군사적인 목적으로 만들어진 인터넷은 전 세계를 연결하는 네트워크의 도구가 됐다. 2007년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출시한 스마트폰(아이폰)은 진정한 디지털 유목민의 시대를 열었다.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스마트폰만 있으면 IT와 인터넷에 접속이 가능한 것이다.

  이런 기술 혁신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디지털 경제 혁명의 성숙기를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로 부른다. 18·19세기 두 번의 산업혁명이 산업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면, 20·21세기 두 번의 산업혁명은 디지털 사회를 만드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제공/김기홍
산업혁명을 정리한 표<제공/김기홍>

 

  제4차 산업혁명의 형태와
  특징은 무엇인가?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형태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모든 사물·인간·공간이 연결되는 초연결사회, 인간생활의 전 영역에 사물인터넷이 영향을 미치는 사회, 인공지능이 사물인터넷의 효율성을 증진시키는 사회, 빅데이터가 모든 경제활동의 기본이 되는 사회, 그래서 사회·교육·문화 등 모든 부문의 패러다임이 변하는 사회.

  이런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특징은 다음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모든 것을 융합해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우리 사회를 변화시킨다.  

  여기서 강조하는 것은 속도(Speed), 융합(Convergence), 깊이(Depth)로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속도(Speed)이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발전 속도 △시장의 성숙화 속도 △사회의 변화 속도 △직업의 변화 속도는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이다. 다음은 융합(Convergence)이다. 융합은 상품의 융합이라는 단순한 형태에서 기술·기업·산업·직업을 넘어 인간과 로봇의 융합까지 거론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깊이(Depth)다. △변화의 방향 △융합의 범위 △사회 변화의 정도가 유례 없을 정도이다.

  이와 관련해 향후 10년 혹은 20년에는 다양한 성격의 미래가 다가올 것으로 예측하지만, 여기서는 인공지능과 로봇을 중심으로 살피려고 한다.

로봇세 도입에 찬성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출처/연합뉴스
로봇세 도입에 찬성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출처/연합뉴스>

 

  다가오는 미래,
  인공지능을 장착한 로봇 사회

  인공지능과 결합한 로봇의 발전에 따른 가장 중요한 질문은 다음과 같다: ‘로봇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할 경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현재는 로봇이 인간의 단순노동만을 대체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인공지능 기반의 로봇은 앞으로 인간의 복잡노동도 대신할 수밖에 없다. 의사나 변호사, 회계사와 같은 전문직은 이런 위협에서 자유로울까? 결코 그렇지 않다. Watson이라는 진단 로봇은 전문직종인 의사라는 직업을 위협하고, 인공지능으로 무장한 회계시스템은 공인회계사라는 직업 역시 위태롭게 하고 있다.

  경제학에서 널리 사용되는 생산함수 Y = f (K, L)는 Y = f (K, I)로 변하고 있다. 자본과 노동이라는 생산요소가 중요했으나 이제 노동 대신 자본과 정보만 있으면 생산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휴머노이드라는 형태로 인간과 차이가 없는 (인공지능을 장착한) 로봇이 개발될 경우, 다소 철학적이지만 “인간이란 무엇인가?”나 “인간과 로봇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라는 세기말적인 질문이 대두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말장난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2017년 EU는 로봇 시민법을 만들어 이 문제를 이미 고민하고 있다. BT(바이오 기술), NT(나노 기술)를 융합해 로보캅과 같은 인간이 탄생한다면 그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단절과 혼란의 시대가 우리를 기다릴 것이다.

  이런 시대가 온다면(이미 오고 있다), 아주 뛰어난 능력을 가진 0.1%를 제외한 99.9%의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해서 어떻게 생존을 영위해야 할까? 플랫폼을 소유하거나 플랫폼과 긴밀한 관계를 맺지 않으면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로봇이 생산하는 경제적 가치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자는 로봇세 주장과 기본소득 논쟁처럼 매스컴을 장식하던 이슈는 알게 모르게 이런 문제와 연결된다.

 

  우리는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이렇게 말한다: “현재 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의 80~90%는 그들이 40대가 됐을 때 전혀 쓸모없을 확률이 크다. 어쩌면 지금 아이들은 선생님에게서 배운 내용으로 여생을 준비하는 게 불가능한 역사상 첫 세대가 될 지 모른다.”

  유발 하리리 역시 모든 것이 융합(Convergence)돼 엄청나게 빠른 속도(Speed)로 매우 깊이있게(Depth) 변하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목격하고 있다. 흔히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상상력과 창의력, 디자인 교육을 강조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개인의 개별성을 중시하고 감성과 소통을 강조하며, 대중보다는 개별자를 존중해 교육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

  교육이 바뀌기를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다. 앞으로의 미래를 살아가야 할 이들에게 △개별성(Dividuality based on emotion) △통찰력(Intuition or insight based on relationship) △지성(Intelligence based on spiritual training)과 같은 세 가지를 제안한다.

  이 각각의 요소는 감정·관계·영적인 훈련에 기반을 둬야 한다. 무슨 말일까? 인공지능을 장착한 로봇이 가지지 못하는, 가질 수 없는 특성을 구비해야 한다. 그 중 하나만 들어야 한다면 개별성을 들고 싶다.

  결론적으로, 이토록 빠르게 변하는 미래를 내다보며 평범하지만 이 모두를 아우르는 말 한마디를 하고 싶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해 소프트웨어 교육을 하는 경기도 군포초등학교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해 소프트웨어 교육을 하는 경기도 군포초등학교<출처/동아일보>

 


*: 이 글은 저자의 책 <제4차 산업혁명>과 <다가오는 미래, 축복인가, 저주인가?>를 기반으로 작성한 것이다. 더 자세한 내용은 이 두 책을 참고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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