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회 학술문예상 소설 심사평
제46회 학술문예상 소설 심사평
  • 황인순(차미리사교양대학) 교수
  • 승인 2022.11.21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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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제46회 학술문예상 소설부문에 응모한 소설은 모두 두편으로, 응모한 편수는 많지 않았다. 기타의 글쓰기들에 비해 소설 쓰기를 어려워한다는 것이 느껴졌지만, 한편으로는 소설을 쓰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 학생들이 적지만 여전히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첫 번째 출품작인 <썬데이, 원데이>는 우연한 만남 이후 서로에게 의미있는 관계가 되는 과정에 대해 서술한다. 두 번째 출품작인 <f분의 1 파동>은 ‘내’가 사라진 이후 파란의 세상을 탐색하고 스스로를 재인식하게 되는 여정을 기술하고 있다. 두 이야기는 그 개성이 달랐지만 공통된 주제로 수렴되는 것처럼 보인다. 나와 너, 우리의 관계에 대해 탐색하고 타인과의 관계맺음, 그리고 관계맺음을 통한 나와 생의 재인식에 주목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첫 번째 이야기는 만남을 통해 시작되는 여정이며 두 번째 이야기는 상실을 통해 시작되는 여정이라는 것이 흥미로운 점이었다. 또한 이러한 이야기를 어느 만큼의 판타지적 세계관을 통해 표상하고 있었다는 것 역시 공통점이다.

  소설이 결국 세계를 구현하는 장르라는 점을 환기한다면 그 세계의 면모와 내부적 개연을 심사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썬데이, 원데이>는 상대적으로 사건과 상황이 명료하고 인물을 통해 작가의 메시지가 점진적으로 강조된다. 그러나 구현한 사건과 인물을 토대로 한 소설의 개별성을 보편적 주제로 이끌어나가는 힘이 조금 아쉬웠다. <f분의 1 파동>은 내면을 탐색하는 형식을 선택하였지만 인물과 사건의 모호함이 지나쳐서 세계의 구조를 이해하기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그 세계관의 방향성을 믿고 싶게 했다. 두 글의 특징이 상반되었으나 모두를 가작으로 선정한 것은 두 글 모두 자신이 재현하려는 세계에 대해 일관성 있게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소설적 세계를 구체화하는 소설적 요소들의 완성도가 다소 아쉽기는 했다. 두 글 모두 2020년대를 전후해 발표된 기존 소설들의 분위기와 꽤 흡사하다. 이러한 흐름을 알고 있다는 것은 장점일 수 있다. 그러나 모호한 분위기나 문체 등과 같은 특정한 스타일은 그 자체로 완결된 것이기보다는 결국 소설의 주제와 구조를 좀 더 잘 드러내기 위해 기능하는 것이기도 하다. 단순히 스타일이나 형식으로 차용하기보다는 주제와 결합하여 이를 소설적 세계로 구현해나가는 요소로써 이해해본다면 좋을 것이다. 소설 쓰기란 어려운 작업이며 이를 시도하여 마무리해낸 것은 칭찬할 만한 일이다. 거듭할수록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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