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회 학술문예상 수필 가작
제46회 학술문예상 수필 가작
  • 노선하(국어국문 3)
  • 승인 2022.11.21 1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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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불안할 때나

  한때 나를 좌절하게 했던 지독한 감기 같은 병이 있다. 그건 바로 사람들이 고질병처럼 달고 산다는 불안이라는 감정인데, 휴학하고 나서 처음으로 학교 밖에 나와 혼자 세상의 무대에 서려고 하니까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갈피를 못 잡고 이리저리 방황했던 기억이 선명히 내게 추억으로 남아있다. 한때는 불안했지만, 지금은 내게 추억으로 남은 애틋한 기억들. 종종 사람들이 아팠던 기억도 추억으로 회상하는 이유가 그 기억이 현재의 아픔을 위로해주기도 하니까. 지금 생각하면 좋았던 기억보다 힘들었던 시절의 향수가 더 진하게 느껴진다. 어떠한 화려한 장식 없이도 나의 자존을 지켜주던 소중한 나의 아픔들. 뒤돌아보면 그때는 그렇게 힘들었는데 지금 보면 작은 허들처럼 느껴지는 이유도 그만큼 내가 성장했고, 전보다는 조금 더 단단한 내면적 힘이 생겼기 때문은 아닐까. 측정할 수 없는 내면의 무게에도 분명 전과 다른 새로운 나를 발견할 때면 진정한 나 자신과 마주할 용기가 생기기도 한다.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조급함 없이 불안한 감정을 떨쳐내고 세상을 살아가기엔 여전히 알 수 없는 불안이 나를 계속해서 앞으로 밀치며 살아가기를 재촉한다. 그래서 가끔 내가 세상에 맞춰지는 것인지, 세상이 내게 맞춰지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시간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저 흘러가는 대로 이미 떠나간 기차는 살아낼 사람들을 태우고 앞을 향해 전진할 뿐이다. 그래도 휴학하고 나서 처음으로 나도 세상을 바라볼 기회가 생겼다. 모순과 역설로 가득 찬 세상과 나를 향한 물음들. “잘 살고는 있는 걸까?” “이게 맞나?” 하며 항상 그 끝에는 비판과 자책이 난무해도 힘들었던 과거를 돌아보며 더욱 힘을 낼 수 있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불안할 때나. 내가 걸어왔던 길을 돌아보면 비록 순탄치는 않았지만, 의미 있는 여정이었다고 생각한다. 꾸준히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했었고, 경험의 폭을 늘리기 위해 어떤 도전이든 망설이지 않고 실행해왔다.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까마득한 미래를 보며 불안과 좌절, 힘듦과 외로움이 있었지만 이를 통해 아픔을 견뎌내고 극복해내는법을 배웠다. 그리고 이제는 비교보다는 타인이 주는 배움에 감사하며 불안보다는 그 불안을 발판 삼아 내 삶의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려 노력한다. 뒤처짐에 불안해하기보다는 누구나 각자의 삶이 있고 그러한 삶을 존중하면서 함께 도와준다면 다른 사람들과 더 좋은 시너지를 주고받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래서 자꾸자꾸 불안했던 과거를 꺼내 보려 한다. 추억으로 남은 불안이 지금 내게 어떤 말을 건네며 위로해주고 있는지... 오늘도 나는 내가 살아낼 삶을 과거를 통해 배우며 성장한다.

 

  <제46회 학술문예상 수필 가작 수상소감>

  부족하지만, 처음으로 저의 글을 덕성여대신문에 실을 수 있어서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불안할 때나>는 4년간 달려온 저의 대학 생활의 총집합이자 자전적 체험의 기록입니다. 이번 학술문예상을 준비하면서 저 또한 자신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시작점을 달리할 수 있었습니다.

  덕성여대 학우들도 삶의 불안보다는 일상의 행복을 발견하고 천천히 자신의 과거를 한번 둘러봤으면 좋겠습니다. 그곳에서 진정한 자신을 마주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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