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사]차곡차곡 기록해 58년을 기억하다
[축사]차곡차곡 기록해 58년을 기억하다
  • 이미연 운현방송국 실무국장
  • 승인 2022.11.21 1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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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 버스를 기다리던 중의 일입니다. 통화하며 제 옆을 바삐 지나가던 분이 멈춰 서더니 수화기 너머 상대에게 달을 보라고 말하더군요. 개기월식과 천왕성 엄폐가 일어나던 이날, 버스를 기다리던 사람들의 핸드폰은 땅이 아닌 하늘을 향했습니다. 최근에는 여러 명의 학우가 학교 건물 앞에서 일제히 뭔가를 찍길래 ‘고양이가 있나?’ 생각했는데, 누군가 낙엽으로 만든 하트 모양이 있었습니다. 당일, 제 SNS는 동기들이 올린 하트 낙엽으로 가득했습니다.

  ‘기록’. 사실 이 한 단어를 위해 근래의 기억을 길게 꺼내 보았습니다. 요즈음 시간이 참 빠름을 체감합니다. 정신없이 일주일을 지내다 보면 어떤 일이 있었고 무엇 덕분에 행복했는지 아리송합니다. 감정의 원인은 흐릿해지고 어느 순간 그 감정마저 희미해져 기록의 필요성을 깨달았습니다. 붉은 달과 하트 낙엽은 많은 이들의 사진첩에 기록되었고 기억될 것입니다. 사진, 음악, 글 등 기록하는 방식과 내용은 모두 다르겠지요. 그러나 어떤 형태로든 이루어지는 일상의 기록이 세상을 기억하는 첫걸음이라고 믿습니다.

  덕성여대신문사의 58주년 창간호 발행은 곧 지난 58년의 역사가 덕성여대신문에 기록되어 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동안의 기사를 찬찬히 정독했습니다. 교내와 교외를 넘나드는 기사, 여성과 관련한 기사, 졸업생 인터뷰, 도서 추천 등 교내 보도부터 특정 주제에 국한되지 않은 수많은 목소리가 신문사를 거쳐 갔음을 한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덕성여대신문사가 현존하는 이상 기록된, 그리고 기록될 우리의 목소리는 결코 잊히지 않을 것임을 감히 확신해 봅니다.

  대면으로 진행하는 수업을 들으며 신문사 일을 병행하는 것은 보통의 사명감과 애정으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누구보다 발빠르게 현장을 기록하고, 이를 기억할 수 있게 힘쓰는 덕성여대신문사 구성원들의 노고에 존경을 표하는 바입니다.

  차별과 혐오의 시선이 만연한 지금이야말로 편중됨 없이 다양성을 포용하고 소통하는 대학 언론이 여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껏 그래왔듯, 자유를 등에 업고 공명정대한 대학 언론을 창달해 주시기 바랍니다. 운현방송국 또한 뜻을 같이하며 앞으로의 행보를 함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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