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가 보는 ‘디지털 인재 양성 정책’
교육자가 보는 ‘디지털 인재 양성 정책’
  • 김성애 차미리사교양대학 교수
  • 승인 2022.12.05 1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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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부는 지난 8월 ‘디지털 인재 양성 종합방안’을 발표했다. 디지털 인재 양성 종합방안은 오는 2026년까지 총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을 목표로 전 국민의 디지털 교육 기회와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을 확대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디지털 인재 양성 종합방안을 보며 몇 가지 의문점이 앞선다.

  첫째, 디지털 인재란 무엇인가? 디지털 신기술은 △인공지능 △블록체인을 포함한 일반 소프트웨어 △빅데이터 등이다. 이러한 디지털 신기술을 개발·활용·운용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역량을 갖춘 인재를 디지털 인재라고 한다.

  둘째, 초중고교의 정보 교과 시수를 확대하면 디지털 인재가 양성되는가? 디지털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디지털 신기술을 알아야 하고, 이에 기반하는 학문을 배워야 한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학이 기본이다. 그렇다면 정보 교육뿐만 아니라 수학 교육도 함께 강조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인공지능을 다루는데 윤리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인공지능 윤리 교육도 중요하다. 인공지능이라는 신기술을 가르치는 기술 교육 또한 당연히 빠질 수가 없다. 이처럼 모든 교과목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정부가 발표하는 특정 교과 밀어주기식의 정책은 교육 현장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셋째, 인문·사회계열에서 디지털 기술을 융합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컴퓨터 언어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교육만을 확대해야 하나? 지난달에 비전공자였던 제자가 IT업체에 최종 합격한 소식을 들었다. 다른 전공, 즉 도메인에 도전하는 디지털 인재는 다른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도메인 지식이다. 도메인 지식을 잘 알아야 디지털 기술을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지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 있다. 또한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수많은 데이터가 도메인 지식과 연관한 것인지를 확인하고 정확하게 전처리할 수 있는 것 또한 전공 분야의 인재들이다.

  <문과생,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되다>라는 책에서 “코딩을 배우기 전에 데이터의 쓸모부터 파악해라”는 문장이 나온다. 그렇다. 데이터가 쓸모가 있는지 없는지를 가장 잘 아는 것은 그 도메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전공자다. 이들에게는 더욱 도메인 지식을 강화해야 한다. 물론 △컴퓨터 언어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교육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주객이 전도되면 안 된다.

  디지털 전환 시대에 발맞춘 디지털 인재 양성 종합방안은 매우 환영할 만한 정책이다. 그러나 3개월 동안 초중고교생 8,200명의 디지털 교육을 위해 1,420억 원을 사용한 교육부는 양질의 교육에 집중하기 보다는 보여지는 수치에 신경을 쓰고 있다. 일부 입안자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를 위한 것이 아닌 국민 모두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 체계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정책을 세워야 한다. 모두가 함께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는 것이다. 초중고교와 대학에서 배우는 모든 과목이 디지털 인재 양성을 위해 함께 걸어가야 하며, 진정성을 갖춘 정책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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