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부터 갓생을 살지 않기로 했다
나는 오늘부터 갓생을 살지 않기로 했다
  • 이효은(식품영양 3) 학우
  • 승인 2023.10.10 15: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느 날 등장한 ‘갓생’이라는 단어가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다. 갓생은 신을 의미하는 ‘God’과 인생을 뜻하는 ‘생 (生)’의 합성어로 부지런하고 타의 모범이 되는 삶을 뜻한다. 고객과의 효과적인 소통을 위한 아이디어를 내는 부서의 이름을 ‘갓생기획팀’으로 지은 업체가 있는가 하면 마케팅 시장에서도 갓생이라는 단어가 심심치 않게 눈에 띄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하고 있다. 이렇듯 우리사회에는 타인에게 본받을 만큼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사는 삶이 유행하고 정석적인 생활 양식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 했다.

  나 또한 갓생을 추구하는 사람 중 하나였다. 어쩌면 늦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나이에 입학해 학교생활을 시작하자 마음이 조급했다. 비대면 생활이 일상화되며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난 이후부터는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보다 바쁘고 밀도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강박 관념이 생겨 앞만 보고 달렸다. 열심히 사는 내 모습이 좋았고 누군가가 ‘갓생러’라고 말해주면 칭찬처럼 들려 기뻤다.

  하지만 얼마 전 친구가 다니는 학교 축제를 둘러보다가 ‘지금까지 대학 축제도 즐기지 못하고 바쁘게 살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대학 생활을 온전히 즐기지 못하고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있다 는 사실을 깨달았다.

  신이라면 아등바등 바쁘게 살지 않 을 것이고 어쩌면 우리가 갓생이라는 단어로 노예의 삶을 포장해 스스로 고된 삶을 살게 만드는 건 아닐까? 이제 는 갓생을 산다고 들으면 좋다는 느낌 보다는 자신을 돌아볼 시간도 없이 너무 앞만 보고 달렸는지 생각해 보라는 신호라고 느꼈다.

  갓생에 대해 든 생각을 친구에게 말하자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잘 쉬는 것도 필수라고 생각해”라고 답했다. 여행을 떠나 시간을 보내는 게 잘 쉬는 것일까? 여행을 가도 머릿속에는 계속 과제와 일 생각뿐이고 업무 연락으로 메신저 답을 하고 있다면 그게 휴식인가? 나는 친구에게 잘 쉬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나는 그날부터 깊은 생각에 잠겼다. 일을 많이 하는 과정도 좋지만 할 수 있는 선에서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일하며 남는 시간은 오직 나를 위해 쓰기로 다짐했다.

  우린 모두 각자의 삶이 있고 각자 느끼는 삶의 우선순위가 다르다. 다른 이의 갓생을 보며 조급해할 필요도 없고 나를 채찍질할 필요도 없다. 앞으로 나는 갓생 중독 대한민국에서 갓생을 살지 않기로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402호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2,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유미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김건희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고유미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