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고 건강한 꽃이 피는 '풀씨'
젊고 건강한 꽃이 피는 '풀씨'
  • 정인혜 기자
  • 승인 2006.05.22 1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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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생들에게 더 이상 대학 문화가 없다’는 사회적인 비판이 이제는 식상한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비판은 있지만 지적받는 문제의 핵심은 다람쥐가 쳇바퀴 굴리듯 하고 마땅한 대안도 제시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각성하는 의미에서 ‘대안문화’의 탈을 쓴 공간이 너나할 것 없이 점차 늘어났지만 아직까지 우리의 공감을 얻어내기 힘들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NGO단체인 ‘한국대학생대중문화감시’이 ‘대학생의, 대학생에 의한, 대학생을 위한 대학문화 공간’인 ‘작은 풀씨의 꿈(02-333-0183, 이하 풀씨)’을 만들었다.

 98년부터 시작한 ‘풀씨’는 자원봉사자인 대학생들이 운영하는 문화 카페로 공부하기 좋은 분위기이다. 소쿠리를 뒤집어 만든 전등에서 뿜어져 나오는 은은한 황금빛 조명과 닮은 ‘풀씨’공간의 벽면은 한지로 발렸지만 결코 고루하지 않으며 밝은 클래식 음악으로 채워져 퓨전 형식을 취하고 있다. 저 멀리 떠오르는 태양 한 조각을 이곳에 옮겨 담은 듯한 ‘풀씨’에는 거만하지 않은 건강함이 묻어난다. 이러한 분위기는 인근에 위치한 연세대나 이화여대 학생들이 세미나 장소로 ‘풀씨’를 찾는 까닭이기도 하다.

 설립 취지뿐만 아니라 그 이용방법도 건강하다. 2천원의 문화비로 제공되는 따뜻한 차 한 잔과 크래커는 대학생의 주머니 걱정을 덜어주며 분주한 개강의 노곤함을 다 사라지게 한다.

 이곳은 대학생들의 대안문화 공간 확립을 목표로 마련되었기에 대학생들을 위한 이벤트가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다. 올 3월 31일 열리는 ‘금요공연’이 바로 그것이다. 보통은 해당 월의 세 번째 주 금요일 날 열리며, 공연을 하고는 싶지만 여러 가지 경제적인 제약으로 인해 활발한 활동을 하지 못하는 아마추어 대학생들의 공연이 주축이 된다. 무대와 객석의 뚜렷한 구분 없이 열리는 이 공연은 ‘풀씨’에 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다. 그들의 공연이 프로처럼 세련되지는 못하더라도 풋풋한 아마추어들의 열정만은 관객의 박수를 한껏 끌어내기에 모자람이 없다.

 자원봉사자 이애라(서강대 경제학과 2)씨는 “손님들이 신촌의 번화가에서 불과 백여 미터 떨어진 곳에 ‘풀씨’같은 곳이 있는 것을 신기해한다”며 “편안하고 묘한 힘을 제공하는 장소”라고 ‘풀씨’자랑에 여념이 없었다. 다만 “다수의 찬사에도 불구하고 향락적인 문화가 지배하는 지금, ‘풀씨’가 대학생들에게 강한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안타깝다”며 못내 아쉬운 속마음을 살짝 내비치기도 했다.

 ‘대학생의 문화 그리고 그 문화공간’이라는 것은 꼭 ‘난과 난을 키우는 과정’과 닮아있다. 난이 꽃을 피우기 위해선 난이 꽃을 피울 수 있는 조건을 형성해주어야 한다. 난이 꽃을 피울 수 있을만한 일조량과 일조시간을 확보해주고 더불어 충분한 영양을 공급해주어야만 하는 것이다. 대학생의 문화공간 역시 난을 키우는 과정과 마찬가지다. 바람직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적당한 환경을 조성해주고 지속적인 관심을 표현해야만 자라날 수 있을 것이다. 푸른 난에 아름다운 꽃 한 송이가 피어나듯이 ‘풀씨’의 공간에도 꽃과 같이 아름다운 결실이 맺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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