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게 말걸기] 장애여성문화공동체 사무국장 신은희 씨
[그녀에게 말걸기] 장애여성문화공동체 사무국장 신은희 씨
  • 양가을 기자
  • 승인 2006.09.30 2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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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섦을 떠나 그들과의 소통에 한발 다가가야 되겠죠
▲여성장애공동문화체에서 사무국장으로 일하는 신은희씨 /
 

그녀에게 말걸기 장애여성문화공동체 사무국장 신은희 씨


낯섦을 떠나 그들과의 소통에 한발 다가가야 되겠죠


장애여성문화공동체는 장애여성의 인권과 소통의 문제를 문화와 예술을 통해 풀어가는 장애여성운동 단체이다. 그곳에서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는 신은희 씨가 내미는 명함은 남달랐다. 점자가 찍혀져 있는 그녀의 명함에서 장애여성문화공동체가 단순히 일방적으로 장애여성에 관한 일을 다루는 것이 아닌 장애여성과 그들의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함께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장애여성문화공동체는 장애여성들과 함께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2000년 극단 ‘끼판’ 창단공연 <몸짓하나 나는 나>로 시작했다. 그리고 장애여성과 비장애여성이 함께하는 뮤지컬이나 실험적인 공연방식을 도입해 ‘둘몸짓’이라는 이름으로 공연을 준비, 순회공연을 다니기도 했다. 그리고 2004년부터 대중문화, 미디어에서 보이는 장애여성들을 그들의 시각으로 보고 모니터링 하는 영상제작워크샵이 진행 중이다. 작년부터는 청년여성장애인들을 위한 취업 프로그램을 실시하기도 했다. 

-특별히 이 단체에서 일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

대학교에서 사회학을 전공해 이런 단체에 관심이 있었지만 특별히 이 일을 생각한 건 아니었다. 대학교 때 퍼포먼스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여러 지역으로 순회공연을 다녔었다. 이 단체를 알게 된 것도 장애인의 날 때 ‘끼판’에서 거리 퍼포먼스가 열렸는데 그 때 함께 참여를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이와 관련된 일하던 친구의 권유로 일하게 되었다.

-여기에선 장애인들과 함께 일하는 것 같은데.

그렇다. 장애인을 위한 단체라 하더라도 장애인과 함께 일하는 곳은 드물다. 아무래도 대화를 하거나 전화업무, 그 밖에 대외적 업무를 보는데 힘이 들기 때문이다. 나 역시 의사소통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었다. 대개 메신저를 통해 회의를 하고 업무를 본다. 나는 이 일을 하면서 수화를 배워 그들과 효율적인 의사소통의 방식을 찾아가고 있다.

-장애여성은 사회적 지위가 낮다. 장애인이자 여성이기 때문이다. 이런 장애여성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나도 장애여성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하지만 여기에서 일을 하면서 그들과 같이 일상의 대부분을 보내니 장애여성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다. ‘낯섦’이 우리가 장애여성과의 거리감을 만드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소통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일 테고. 장애여성을 학교나 직장 등 일상생활 곳곳에서 만날 수 있고 내 친구고 동료라면 ‘낯섦’은 조금씩 사라지고 그들과의 소통도 많이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같은 여성으로서 여성장애인들을 위해 일을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내가 장애여성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보니 주위에서 대부분 ‘참 좋은 일 한다’ 하며 말하곤 한다. 많은 사람들이 장애여성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고 있으며 내가 하는 일을 수혜나 복지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나는 단지 같은 여성들끼리 일을 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청년장애여성을 위한 취업 프로그램이 있다고 했는데, 장애여성이라 취업을 연계시켜주는데 어려움은 없나?

물론 직업을 연결시켜준다는 의미도 있지만 그보다 청년장애여성들이 자발적으로 자기를 표출하고 문제를 의식하면서 사회의 장벽을 뚫으려 하는데 지원을 한다는 의미가 크다. 대부분 자기 욕구와 감성을 발휘할 수 있으며 적성에 맞는 직업을 문화 산업영역에서 찾고 있으며 돕고 있다. 아직까지 사회에서는 청년여성장애인의 취업이나 그와 관련된 활동을 돕는 제도가 부족한 실태이다. 우리는 여성장애인들이 취업할 수 있는 힘을 기르고 건강한 모델을 제시하면서 여성장애인의 문제를 사회에 공론화시키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기억에 남는 행사나 장애여성분들이 있다면?

<난나>라는 뮤직비디오 형식의 영상을 촬영때다. 그 장애여성분은 4,5년 전에도 이같은 영상촬영 제의를 받았으나, 카메라에 비친 자기의 모습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작업을 중단했었다. 하지만 <난나> 촬영시 땐 끝까지 참여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자기를 밖으로 드러내고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고 많은 용기가 필요한지 느꼈고, 내겐 또 다른 배움이 되기도 했다.

-장애여성에 관해 여대생들에게 한 마디를 한다면?

덕성여대에는 장애여성들이 있나? 내 생각엔 있을 법하다. 대학교를 다니는 장애여성들은 자기가 장애가 있다는 걸 숨기기도 하고 드러내는 걸 좋아하지도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장애 여대생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궁금하다. 나 역시 학교를 다녔을 때에도 장애 대학생들이 있었을 텐데 잘 모르고 지나갔는데 요즘 대학생들도 대부분 그런 것 같다. 앞으로 만나기 힘든, 보기 힘든 장애 여성들과 어울릴 수 있는 계기가 많이 생겨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양가을 기자

rkdmf214@duks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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