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레꼬레아'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꼬레꼬레아'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 우먼타임스 이재은 기자
  • 승인 2006.10.28 19: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남성들의 해외 성매매

“아기 아빠가 한국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아기는 버렸어요. 혼자 키울 수는 없으니까요”

남태평양의 작고 조용했던 섬나라 키리바시. 그곳에 언제부터인가 흉흉한 바람이 불고 있다. 주민들은 한국인 선원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10대 미혼모들과 버려지는 아기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개탄했다.

캄캄한 밤만 되면 부두주면에 세워진 배 뒤쪽에서 어린 소녀들의 신음소리가 새어 나온다. 이들은 손에 먹을거리나 돈을 쥐어주며 ‘달콤한 하룻밤을 보내자’는 한국인 선원들의 유혹을 거절하지 않았다. 순순히 배 안으로 따라 들어갔다.

배가 고프기 때문이다. 배 안에 들어갔다 나오면 돈이 생긴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밤마다 바닷가로 나오는 앳된 소녀들도 하나, 둘 늘어났다.    

이들은 ‘꼬레꼬레아’로 불려진다. ‘꼬레꼬레아’는 한국 선원들과 성관계를 맺은 뒤 돈이나 현물을 받는 여성들을 일컫는 이름으로 16∼18세 사이의 미성년자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매해 50∼80명 정도 생겨나고 있다. ‘꼬레꼬레아’들은 대다수가 미성년자라는 문제 이외에 피해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성매매 구매자로 처리, 법적 처벌을 받는 이중고에 시달려 왔다. 

그래서 ‘꼬레꼬레아 2세’들은 베트남 전쟁 때 태어난 속칭 ‘라이따이한’과 같이 버려진다.  아무런 힘이 없는 어린 엄마에게 태어난 아기를 버리는 일은 ‘당연한 선택’일 뿐이다.  

키리바시뿐만 아니라 캄보디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대만 등에서도 한국 남성에 의해 이뤄지는 아동 성매매의 모습은 발견된다. 지난해 6월 캄보디아에서는 한 한국남성이 10세 소녀의 나체 사진을 찍은 혐의를 받았으며, 지난해 8월에는 필리핀 세부 시에서 한 한국남자가 안마시술소라는 간판을 걸고 매춘영업을 한 혐의로 체포됐다.

한국남성들의 해외 성매매관광 및 성 구매행위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지만 해외 당국에서 체포되는 성 범죄자들의 경우, 대부분 거액의 합의금으로 사건을 마무리해버려 문제가 은폐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가장 시급한 것은 ‘국외 성매매실태에 대한 정확한 진상조사’와 ‘강력한 처벌조항 마련’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관계 전문가들은 “해외관계인으로부터의 증언, 진술, 증거채취를 위한 상대국의 협조를 받을 수는 있지만 강제조약이 아니어서 실제적으로 협조되는 경우가 드물다”며 “관련 법적조항 마련이 해외 성매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선책”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법조항이 마련돼도 ‘못사는 나라의 어린 여자애쯤이야… ’라고 인식하는 남성들이 사라지지 않는 한, 제2의 ‘라이따이한’과 ‘꼬레꼬레아’는 계속 등장할 거예요”라는 앳된 소녀들의 절규가 귓가에 맴도는 건 왜 일까. 어떤 방법으로든, 이 어린소녀들의 딸들이 살아가야 할 세상에는 이 같은 슬픈 외침이 들리지 않기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402호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유미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김건희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고유미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