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게 말걸기] 서울여성노동지회 황현숙 부회장
[그녀에게 말걸기] 서울여성노동지회 황현숙 부회장
  • 양가을 기자
  • 승인 2006.10.28 19: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하는 여성을 위한 든든한 울타리를 위해
▲힘내라! 일하는 여성, 서울여성노동지회 황현숙 부회장 /
 

 일하는 여성을 위한 든든한 울타리를 위해

서울여성노동지회 황현숙 부회장

‘출산날이 다가와 출산 휴가를 받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하나요?’ ‘직장내에서 상사들의 불쾌한 성적발언이나 행동이 매우 불편해요. 이를 어떻게 해야하나요?’ 여성노동지부의 상담전화벨이 끊이지 않는 날이 없다.일하는 여성이 일을 하면서 겪는 어려움을 돕기 위해 일하고 있는 황현숙 서울여성노동지부 부회장을 만나보았다.

서울여성노동지부에서 하는 일은 무엇인가?

주로 상담을 한다.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든가 입사 채용할 때의 성차별, 임금차별, 직장내의 성희롱 문제, 결혼과 임신, 출산으로 인한 불이익, 비정규직 문제 등을 상담한다. 어떻게 대응해갈 것인지를 같이 고민하고 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안내해준다. 그 밖에 여성의 권리와 관련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또한 여성의 권리에 관한 법과 제도의 개선을 위한 거리 홍보활동, 퍼포먼스 등을 한다.  

여성노동자에 관한 일을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나 역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게 되었다. 그러면서 같은 엄마들끼리 모임을 만들게 되었다. 직장내에서 불이익과 차별로 인해 우리는 생각했던 것보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일을 한다는 것이 만만치 않았다는 것을 실감하였다. 대학시절 학생운동과 노동운동, 야학을 해왔던 나는 이러한 여성의 문제를 구체화시켜 일하고 싶은 마음에 지금 이곳에 연락을 취해 일을 하게 되었다.

노동자단체가 많다. 굳이 ‘여성’노동자 모임을 만들 이유가 있었던건가?

이 일을 하기 전까지는 ‘일하는 여성이 뭐 있나? 그냥 자기 영역에서 일하면 되지’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분파처럼 ‘여성’을 앞에 내세워 단체를 만들어야 했었는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여성이 주류가 아니다. 우리들의 인식은 앞으로 많이 뛰어가고 있는데 사회적 분위기나 법과 제도들이 그만큼 따라주지 않는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 차이를 줄여가도록 노력해야한다고 본다. 또한 자신의 문제를 자신들끼리 보고 키워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94년부터 일을 시작해왔다고 했는데, 그때와 지금의 여성의 지위가 얼마만큼 변화했다고 보는가?

그때만해도 결혼하기 전에 직장을 그만 두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일을 한다 해도 아이들을 키우고 나서 보험 아줌마가 되거나 식당에서 일을 하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결혼을 하고 나서도 자기 일을 계속 하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다. 그리고 일하는 목적이 그동안 여성의 자아실현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요즘은 남성과 대등하게 경제생활을 하고 돈을 벌기 위한 생계수단으로 봐야할 것이다.

출산휴가가 60일에서 90일로 늘었다. 하지만 일하는 여성들이 출산휴가를 제대로 쓰기가 힘들 것 같은데.

그렇다. 현재 출산휴가는 90일로 법제화되어 있지만 이를 지키는 사업체는 거의 없다. 이들에게 5년 징역과 3천만원의 벌금형이 내려지긴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문제를 제기한 사람이 불이익을 받고 3개월의 위로금을 줄테니 그만 두어라 식의 태도가 대부분이다. 출산휴가를 받는 것이 이기적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여성이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할 수 없게 많은 걸림돌들을 그대로 방치해둔 채 저출산을 운운하면서 셋째아이서부터 지원금을 준다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여대인 우리대학에서 어느 교수의 언어 성폭력으로 인해 시끌했던 적이 있다. 여성들이 일하는 직장 내에서 성폭력및 성희롱이 빈번할 듯 한데.

물론 많다. 하지만 그러한 문제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는 참 힘든 일이다. 직장은 계속 다녀야 하는 생계수단이자 밥줄이다. 승진, 재계약과 같은 문제들이 있기 때문에 문제의식을 느낀다 해도 그것에 동조하면 불이익이 올까봐 ‘그냥 적당히 하지, 날을 세워서 그렇게 하냐’라는 분위기가 되는 듯 하다. 우선 같이 일하는 여직원들과 한번 이야기해 본 후 문제제기하는 것이 좋다. 사업장내에 공론이 일어야 문제가 쉽게 해결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동조합이나 회사 인사처에 이의제기를 하고 '사과' 등 징계를 요구할 수도 있다.

일하는 여성이 많이 늘었다고들 하지만 아직까지 취업에서 여성들의 위치는 남성들에 비해 뒤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또한 그것이 여성 취업률에서도 보여주고 있다. 

IMF 이후 일자리 위협, 생계위협, 미래 위협이 더욱 심해졌다. 이러한 고용의 불안정은 사회의 양극화를 더 부추겼다. 사회의 양극화 속에 여성은 더 깊은 양극화를 겪을 수 밖에 없었다. 현재 여성들의 90%정도가 계약직이나 비정규직이며, 일하는 여성의 80%정도는 1백명 이하 사업체에서 일하고 있다. 이런 수치만 보더라도 여성의 일터가 얼마나 불안정한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여대인 우리대학 학생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변화는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 무궁한 가능성을 키워나가기 위해 여성 적극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대인만큼 자기를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은 것이며 여성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나가기 좋은 기회라고 본다.


양가을 기자

rkdmf214@duksung.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402호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2,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유미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김건희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고유미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