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을 뚫어주는 소화제가 있다면 통째로 털어 넣고 싶은 날이다. 누구든 붙잡고 이야기 하고 싶지만 말할 사람이 아무도 없는 아이러니한 날. 기계적인 걸음으로 집에 들어서는 순간 휴대전화 벨이 울린다. 목까지 올라온 뜨거운 무언가를 억누르고 뻣뻣하게 통화 버튼을 눌렀다. 학교 신문사다. 내가 쓴 글이 공모전에서 우수상으로 당선되었다고 한다.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쓴 글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글이라 애착이 가는 글. 쓰는 동안 찾았던 그리움이 다시 한 번 다가온다. 정말 고마운 추억이다.
열심히 썼지만 많이 부족하고 아쉬운 글이다. 그럼에도 기회를 주신 심사위원분들과 신문사측에 감사를 전하고 싶다. 동화란 무엇인지 알게 해주시고 지도해주셨던 선생님과 공모전 정보를 알려주고 작품을 응모하기까지 용기를 준 학우들에게도.
몇몇에게 당선 소식을 알렸다. 목에 그 뜨거운 기운이 사라진다. 잠시 얼굴을 파묻고 싶던 마음을 잊고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한다. 거짓말 같은 하루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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