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많은게 자랑은 아니잖아요!
아내가 많은게 자랑은 아니잖아요!
  • 우먼타임스 이재은 기자
  • 승인 2006.11.11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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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1센티 - 일부다처제
 

  남편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해 처절한 사투를 벌였던 여자들의 모습을 TV, 영화 등에서 볼 때마다 ‘만약 내가 일부다처제가 가능했던 시대에 태어났다면…’하는 상상을 잠시 해보곤 했다. 수많은 부인들 가운데 유난히 총애를 받는 부인이 되기 위해 갖춰야 했던 자질들, 예를 들면 아름다운 외모부터 ‘착한’ 말투와 단아한 몸가짐, 카마수트라에 기록돼 있는 남자를 사르르 녹여버릴 수 있는 성적 테크닉을 떠올리면 그 시대 태어나지 않은 게 얼마나 축복인가 싶다. 내 남자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왕비 민씨를 저주하는 굿까지 했던 장희빈만 보더라도 정말이지 일부다처제는 여성에게는 얼마나 고통스러운 형벌이었는지 가늠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더 이상의 여권신장은 역차별’이라는 말이 나도는 지금도 일부다처제가 엄연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일부다처제는 아랍과 중동, 아프리카는 물론 중세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불과 백년 전까지 흔히 행해지던 관습이었다. 현재는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등의 일부지역에서 일부다처제를 종교, 관습 고유의 문화 등을 이유로 일부다처제가 유지되고 있다. 도대체 왜 아직도 일부다처제가 존재하는 것일까.

“우리 관습으로는 죄가 아니고 권력의 상징이어서 아내를 다섯 두게 됐다. 그런데 다섯 명의 아내를 거느리는 데 돈이 너무 많이 든다. 게다가 다섯이나 되는 아내들끼리 서로 질투하고 얼마나 싸우는지…. 지금 다시 결혼하라면 한 아내와 살고 싶다”

부인을 다섯 둔 터키의 쿠르드족 아가 마흐메드 아슬란(64)씨는 일부다체제의 단점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장점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날마다 다른 여자들과 재미를 볼 수 있고, 아내가 많은 만큼 ‘잘 나가는 남자’로 통할 수 있다는 점을 꼽을 것이다.

선진국이라는 캐나다에서 일부 교수들이 올해 초 일부다처제의 허용을 공식 주장한 사건은 일부다처제를 바라보는 남성들의 시각을 더욱 잘 반영한다. 캐나다 연방 법무부와 여성지위부의 연구의뢰를 받은 퀸즈대학 법대 교수 3명은 최근 연구보고서를 통해 ‘현재 캐나다에서는 주 별로 관련법이 다르며 온타리오주만 제한적으로 일부다처제를 허용하고 있다’며 ‘일부다처제를 범죄화한다고 일부다처제에서 발생하는 유해성을 해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즉, 일부다처제를 합법화하지 않기 때문에 수컷의 성적 욕망이 억제돼 여성과 아동을 대상으로 한 각종 성폭력이 난무하게 된다는 것이 이들의 변론이다. 캐나다에 이어 최근, 미국에서 일부다처제(polygamy)에 대한 논란이 다시 들끓고 있어 화제라고 한다. 일부다처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백년 전으로 세상이 거꾸로 돌아가고 있는 듯 한 착각마저 일으킨다.

사실, 평생 한명의 이성과 살을 맞대고 살아가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이 때문에 일부다처제를 주장하는 남자들이 있다면 이렇게 반박해주고 싶다. 여성들이 다부일처제를 요구하지 않는 이유는 남성들보다 성욕이 약해서가 아니라 ‘사람을 제대로 사랑하고, 그 사랑을 지켜나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 때문’이라고. 여성이든 남성이든 어떤 목적을 위한 도구로, 혹은 소유할 수 있는 전유물로 전락해선 안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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