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의 일이라면 무관심할 아빠가 있을까요
내 딸의 일이라면 무관심할 아빠가 있을까요
  • 김윤지 기자
  • 승인 2006.11.11 2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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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그에게도 말걸기 - 딸사랑 아버지 모임 김중렬 총무

  우리들의 집에는 나에게 든든한 힘이 되어주는 남성, 아버지가 계신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성 관련 문제가 일어났을 때 남성은 남성의 목소리만 여성은 여성의 목소리만 내기 바쁘다. 이런 현실 속에서 여권 신장을 위해 일하는 남성을 만나 보았다. 이번 호 에서는 사랑하는 내 딸들이 사회에서 ‘차별’이라는 상처를 받지 않게 길을 내주려는 이 시대의 아버지들 모임을 소개 할까 한다. ‘딸사랑 아버지 모임(이하 딸사모)’은 그러한 아버지들이 모여 여권 신장에 주력하는 운동을 하고 있다. 딸사모 김중렬 총무와 아버지의 마음이 전해지는 대화를 시작했다.

‘딸사랑 아버지 모임’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는가?

- 여러 여성단체에서 오랫동안 호주제 폐지 운동을 해왔었다. 하지만 점점 언론에서 호주제 폐지를 성대결로 몰아갔다. 그런 와중에 여성단체에서 남성들도 호주제 폐지 운동에 참여시켜 ‘대결 구도라는 이미지를 벗어야 한다’라는 생각으로 딸을 가진 아버지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이 때 호주제 폐지의 정당함에 뜻을 가지고 있던 아버지들이 모여 2001년에 딸사모가 발족되었다. 나 또한 ‘호주제’를 고집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터라 여성단체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 들였다.


딸사모는 무슨 활동을 하고 있나? ‘호주제 폐지’를 위해 굳게 결의된 모임이라 들었다.

- 창립 당시에는 호주제 폐지가 더 이상 성대결이 아니라는 것을 언론을 통해 알려 대국민 여론을 형성하는 것이 가장 큰 활동이었다. 또한 월례모임 때마다 사회에서 문제가 되는 여성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강연을 듣는다. 강연은 딸사모 회원들이 직접 준비를 하기도 하고 각 여성단체에서 나온 강연자의 강의를 듣기도 한다. 특히 여성의 권리 신장에 관심을 갖는 딸사모 회원들을 위해 여성단체 강연자들은 기쁜 마음으로 강연을 한다. 가부장적 시스템을 거부하는 아버지들이 사이버 상에서도 속속들이 모여 함께 뜻을 나누는 장을 만드는 것도 딸사모의 중요한 활동이다.


호주제 폐지는 작년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2008년에 폐지될 예정이다. 그러나 아직도 호주제 폐지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과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시간의 문제라 생각한다. 물론 이미 4~50년을 호주제 속에서 살아온 이들에게는 갑작스러운 변화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젊은 시각이 호주제 폐지를 우려한다면 서로 끊임없는 논쟁이 필요할 것이다. 서로의 입장에 대해 겪어보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겠지만 말이다. 아무리 강연을 하고 대화를 시도해도 그 사람의 인식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좋은 해답을 얻기 힘들기 때문이다. 


내 딸이 앞으로 사회에서 당당한 여성으로 살아가려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무엇인가?

- 딸이 크기 전에 여성이 사회 생활하는 데 불편함 없이 사회 구조를 바꿔 놓고 싶다. 하지만 바뀌지 못한다면, ‘이기적이고 욕심 많은’ 여자로 자라야 평등함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격적으로는 긍정적이지 못한 방법이지만 사회적으로 벽이 있고 남성과의 차별이 여전히 존재한다면 그러한 자세를 가져야만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자신감’을 갖게 해줘서 여성이라는 것에 한계점을 갖지 않는 당당한 여성으로 자라길 바란다.


‘호주제 폐지’운동 처럼 여성들의 권리를 위해 준비하는 또 다른 운동이 있을 것 같다.

- 요즘 가장 시급하다고 느끼는 것은 ‘기업 문화’를 바꾸는 것이다. 현재 딸사모에서도 장기적으로 계획해야 할 문제이다. 기업의 인사 시스템, 기업 내의 성희롱 문제 등 전체적인 기업의 문화를 바꾸기에 힘쓸 것이다. 법적 제재 또한 필요하겠지만 기업내의 분위기를 전환하는 문화적 접근이 우선시 되어야 실질적으로 효과를 볼 것이다. 기업과 연계해 캠페인 형식으로 장기적인 활동을 생각도 갖고 있다.


여권 신장을 위해 일하는 수많은 여성단체 속에서 딸사모가 갖는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 하는가?

- 여성단체들과 맥이 통하고 있는 모임이지만, 분명 딸사모는 아버지 운동이다. 그러나 기존의 아버지 운동들처럼 형식적이지 않고 진정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모임이라고 생각한다. 양성평등을 지향하고, 아버지들이 자녀 양육의 즐거움을 알아가는 자생적 모임으로 앞으로 더 활성화 되었을 때 딸사모는 아버지들을 이끄는 캠페인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에서 나서기가 아직도 힘든 큰 딸들인 우리 학교 학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 여대생들이 취업이라는 관문 앞에서 많은 시련을 받는다고 알고 있다. 아직도 바뀌지 못한 편견 속에서 여대생들이 상처를 받는 것 같다. 하루 빨리 사회적 인식이나 정책적으로 기업에서 여성이 친근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친 그녀들의 뒤에는 언제나 힘이 되어 줄 든든한 ‘아빠’가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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