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콤한 그녀 두 번째
살콤한 그녀 두 번째
  • 덕성여대 기자
  • 승인 2007.03.17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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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여자, 나쁜 남자

“처음에 사랑할 때 그이는 씩씩한 남자였죠. 밤하늘의 별도 달도 따주마. 미더운 약속을 하더니 이제는 달라졌어. 그이는 나보고 다 해 달래.”
‘남자는 여자를 귀찮게 해’라는 노래 가사다. 트로트 메들리가 한창 유행이던 시절, 노래방에 가면 이 노래를 부르곤 했다.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콧소리를 킁킁 넣어가며 부를 때면 노래가사가 입에 쫙쫙 달라붙는 것이 여간 재밌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이 노래를 우연히 듣는 날이면 가슴이 아파온다. 다 퍼줄 것 같던 남자가 뭔가를 계속 요구할 때, 여자는 속수무책이 된다. 그는 ‘나쁜 남자’이고, 그녀는 나쁜 남자를 사랑하는 ‘착한 여자’이기 때문이다.
연애에 있어 대부분의 여자들은 수동적이다. 반면 남자들은 저돌적이고 적극적이다. 승부욕이 강한 그들은 이것이 그들의 몫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남자들의 과장된 애정공세에 여자들은 착각한다. ‘남자가 날 너무 좋아한다고’ 하지만 그건 여자의 마음을 얻기 위한 남자의 본능이자 전략일 때가 많다. 착각의 감정에 휩싸인 여자들은 종종 ‘내 남자’라며 엄마가 된 것 마냥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곤 한다. 이때가 바로 위기다.
‘나쁜 남자’의 경우, 이 순간을 철저하게 이용한다. 여자의 애정을 확인한 순간 그녀의 마음을 도구화해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가령 이렇다. “내가 과제가 많아서 그런데 내 것 좀 해줘. 너 착하잖아.” 여자는 나를 믿어서 그러겠거니, 우리가 가까워서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 과제로 시작한 남자의 부탁과 요구는 성관계나 금전거래로 이어지기도 한다. “한 50만원만 빌려줄 수 있을까? 통장에 아직 잔고 많이 남았지?” “섹스가 뭐 그렇게 어렵냐. 남자 생각은 안 해? 정말 이기적이다. 너는...” 
이런 대화가 오고간다면, 남자의 마음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판단해야 할 때란 신호다.
무조건 남자친구에게 잘 보이기 위해 혹은 그와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내가 원하지 않은, 고통스러운 요구를 들어주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해라. 혹시 그의 요구에 ‘싫다’는 의사표현을 정확히 했을 때 ‘실망스럽다’거나 ‘나쁜 여자’라는 반응을 보인다면 그는 그동안 연애를 했던 것이 아니라 당신을 적당히 데리고 놀고 있다는 뜻이다.    
물론, 남자친구의 여러 요구를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다면 노 프라블럼(no problem). 그러나 뭔가 불편하고 불쾌한 느낌이 자꾸 든다면 과감하게 관계를 정리해라. 멀지 않은 언젠가  어리석었다고 자책할 만큼 착한 내가 원망스러워질 테니. 연애의 주인공은 그가 아니라 나라는 사실을 꼭 명심하길….
‘나쁜 남자’와의 연애를 떠올리며 쓴 살콤한 이야기 두 번째.  
이재은 (우먼타임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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