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성인들, 가정보다 일이 더 중요
덕성인들, 가정보다 일이 더 중요
  • 배현아 기자
  • 승인 2007.04.14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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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동료 압도할 자신 있다
여기도 여풍, 저기도 여풍이다. 이제는 여풍이라는 단어가 어색할 정도로 여성의 사회적 성공이 예전과 달리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성이 사회를 지배할 시대가 머지않았다는 말도 들려온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여성에게 요구되는 성역할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여성 자신은 이런 성역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본사는 사회적으로 여성에게 요구되는 성역할을 학우들이 얼마나 내면화시키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성역할 정체감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는 재학생과 휴학생을 대상으로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닷새 동안 우리대학 홈페이지를 통해 무기명(학년만 기재)으로 진행되었다. 응답자는 모두 240명으로 1학년 73명(30.42%), 2학년 59명(24.58%), 3학년 69명(28.75%), 4학년 39명(16.25%)이었다.
■57% 직업에서 명예와 돈을 얻는 것이 더 중요
55% 결혼 꼭 안 해도 된다
우선, 인생에서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43.33%가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라고 답한 반면, 56.67%는 직업에서 명예와 돈을 얻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가정과 일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때 무엇을 선택하겠는가에 대해 59.58%가 힘들더라도 병행하겠다고 대답했으며 28.33%가 업무를 선택하겠다, 12.08%만이 가정일을 선택하겠다고 대답했다. 여기서 괄목할만한 점은 병행하겠다는 답변이 우세하긴 했지만 많은 응답자가 가정보다 일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이는 앞선 결과와 마찬가지로 덕성인들은 가정보다 일을 중요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을 꼭 할 것이냐는 물음에는 45.42%가 꼭 할 것이다, 44.58%가 고려하고 있다, 10%가 안 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결국 55%가 결혼을 꼭 안 해도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응답자가 아직 흔히 말하는 결혼적령기에 접어들지 않았기 때문에 결혼의 부정적이거나 불리한 측면 등에 대해 자유롭게 생각한 결과로 보인다.
다음으로 결혼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혼전성관계를 맺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1학년의 58.9%가 맺을 수 없다고 답했다. 이와 반면 2?3?4학년의 41.18%가 맺을 수 없다고 답했고, 58.82%가 혼전성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답했다. 1학년이 조금 더 자유로운 환경에서 자라왔기 때문에 위의 학년보다 성에 대해 개방적이지 않느냐는 질문에 여성문화이론연구소 문은미 사무국장은 “고등학생 때에는 수업 외적인 것을 자주 접하지 못한다. 비로소 대학생이 되어서야 다양한 생각을 접하고 배우게 되므로 생각의 폭이 넓어지게 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덕성인들은 이성의 경제력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미래의 배우자나 진지하게 교제하는 이성에게 반드시 경제적 능력이 필요한가에 대해 91.67%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 질문에서도 이성에게 경제력이 필수라는 의견이 전학년에서 압도적으로 일치했다. 이제 정말로 ‘성격 좋은 남자가 최고’라는 생각이 통하지 않는 것이다.
■취업 위해 성형하겠다 32%
남자동료 압도 자신 73%
지금 한국사회를 보면 성형수술이 성인이나 사회인이 되기 위해 꼭 겪어야 할 통과의례처럼 보인다. 졸업선물로 쌍꺼풀 수술을 받고, 취업하기 위해 코를 다듬는 것쯤은 예전처럼 쉬쉬할 일도 아니다. 특히나 한 번의 인상으로 합격여부가 결정되는 취업면접의 경우 외모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 오랫동안 봐온 사이라면 사람의 내적측면에 집중하게 되지만, 짧은 시간에 당락이 결정되는 면접에서는 자신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외모이고 상대방도 외적측면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그럼 덕성인들, 특히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4학년은 취업을 위해 성형수술을 할 수 있을까?
응답자에게 물었다. ‘원하는 곳의 취업을 위해 성형이 요구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성형수술을 하겠다는 답변이 32.08%, 하지 않겠다는 답변이 26.67%, 성형수술이 요구되지 않는 다른 직업을 생각해보겠다는 답변이 41.25%였다. 게다가 취업을 위한 성형에 더 관대할 것 같은 4학년은 성형을 하겠다는 1?2?3학년의 34.39%보다 낮은 비율이었다(20.51%). 개인이 원하는 직업에 따라 답변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곧 취업전선에 나갈 4학년에게 취업과 성형이라는 것이 한번쯤 고민할 수 있는 문제로 다가와 다른 학년보다 좀더 현실적으로 응답한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덕성인들은 남성을 얼마나 압도할 자신이 있을까? 자신을 포함한 여성이 취업 후 남자동료보다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보는가에 대해 더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답변이 72.5%로 지배적이었다. 이에 반해 비슷한 성과를 낼 수 있다 26.67%, 남자동료보다 낮은 성과를 낼 것이다 0.83% 순이었다. 여성이 성공함으로써 사회적으로 거부당할 것을 두려워한다는 성공공포현상에 착안해 조금 다른 결과를 예상했으나 지금처럼 여성의 사회진출이 당연한 시류에서는 여성의 성공공포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현재 자신이 원하는 직업이 남성이 주로 종사하는 직업이라고 가정했을 때 그 직업을 선택하겠느냐는 물음에 선택하겠다 73.33%, 고려해보겠다 22.92%, 선택하지 않겠다 3.75% 답변 순으로 집계되었다. 그리고 실제로 육아와 자녀교육에 있어서 여성과 남성 중 누가 더 많이 담당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해 77.5%가 같이, 20%가 여성, 2.5%가 남성이라고 대답했다. 또, 가정경제 담당에 대해서는 75.42%가 같이, 14.58%가 남성, 10%가 여성이라고 응답했다.
■일과 삶의 조화 ‘work and life balance!’
거센 여풍에도 여성의 성역할에 대한 암초가 사회 곳곳에 존재하는 것이 현실. 때문에 여성은 사회지향적으로 되려 해도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더 가정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여성의 일과 가정에 대한 생각 그리고 실제의 괴리를 좁힐 수는 없을까? 이에 대해 한국여성개발원 김영난 전문연구원은 “이런 사회적 환경 때문에 저출산이 생길 수밖에 없다. 가사와 육아에 있어서 부부의 성별공유, 즉 현실적인 부담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가령 현실에서는 아버지가 어머니에 비해 아이가 아프다고 휴가를 내기 힘들다. 가족친화적인 직장문화가 필요하다. 또 남성은 자신이 부모 중 ‘부’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난 전문연구원은 이어 “미국에는 일과 삶의 조화를 일컫는 ‘work and life balance’가 정착되었다. 따라서 부부는 아이를 많이 낳을 수 있고, 가정경제도 나아질 수 있다. 일과 삶을 조화시킬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 덕성인들은 사회적인 요구와 별개로 나름대로의 결혼관과 취업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여성이 오롯이 일과 삶을 조화시키기 위해서는 사회적 제도와 인식의 변화가 필수적이다. 여성이라는 사실에 아무 제약을 느끼지 않을 날. 덕성인들이 모든 면에서 남성에게 뒤지지 않는 엘리트 여성 ‘알파걸’이 되는 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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