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415만명
보이지 않는 415만명
  • 김윤지 기자
  • 승인 2007.05.12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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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5월의 화창한 날씨만큼 캠퍼스의 풍경도 아름다움을 넘어 화사해져 간다. 요즘 화사한 캠퍼스의 주인공들은 졸업앨범 촬영에 바쁜 예비 졸업생들이다. 도서관 안에서 ‘열공’하던 때의 모자와 뿔테안경 스타일은 날려버리고 저마다 아름다운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선다. 따사로운 봄볕 아래에서 촬영을 기다리는 그들은 서로의 달라진 모습에 그저 웃을 뿐이다. 한쪽에서는 촬영에 대한 설렘도 잠시, 디카 셔터 누르기에 바쁘다. 이렇게 이들은 나름의 소중하고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캠퍼스에서 빛났던 모습과 달리 현실은 냉혹하다. 얼마 전 통계청에서 올 1분기 실업률과 고용률을 발표하였다. 실업률이 3.6%로 지난해에 비해 낮아졌다는 것이다. 이는 곧 고용률은 증가했음을 말해주는 지표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 고용률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에서 정체된 상태라는 것이다. 이는 통계상 실업률은 낮은데도 고용사정은 개선되지 않는 이상 현상이 나타난 것을 보여준다.

이상 현상의 배경에는 ‘취업을 포기한 415만명의 청년들’이 존재했다. 구직 포기자는 비경제활동인구로 포함되어 실업률 통계에서 아예 제외되기 때문에 실업률 저하에 한 몫한 것이다. 415만명의 등장을 초래한 것은 무엇보다도 일자리 창출이 지지부진한 데에 있다. 여기에 경력자를 원하는 기업의 요구와 기대 수준이 높은 구직자 간의 괴리현상도 청년취업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대학을 졸업 후 취업의 난관에 부딪혀 이제 통계에도 등장하지 못하는 415만명의 청년들의 소식에 예비 졸업생들은 바짝 긴장할 수 밖에 없다.

캠퍼스에서 화사하게 졸업앨범을 찍고 멋지게 사회로 나갈 예비 졸업생들. 그러나 자칫 구직 포기자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로 잡혀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이나 사회안정성을 감안하면 청년층에 대한 고용률 정체 현실은 그저 지켜볼 일만은 아니다. 왕성하게 생산활동에 참여해야 할 청년들이 일자리가 없어 놀고 먹는다면 경제활력은 떨어지고 사회는 흔들릴 것이다. 청년 415만명이 비경제인구로 취급되어 보이지 않게 되었다고 절대 그들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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