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인터뷰] 가진 것을 자만하지 않고 함께 베풀 때 감동은 배가 된다
[사회인터뷰] 가진 것을 자만하지 않고 함께 베풀 때 감동은 배가 된다
  • 양가을 기자
  • 승인 2007.05.12 1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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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누리코퍼레이션 대표이사 겸 희망의 러브하우스 회장 양덕근씨
 

(주)누리코퍼레이션 대표이사 겸 희망의 러브하우스 회장 양덕근씨

가진 것을 자만하지 않고 함께 베풀 때 감동은 배가 된다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뿐이리. 학교를 마치고 퇴근을 하고 우리는 자연스레 부모와 처자식이 사는 ‘집’으로 발길을 향한다. 가족과 그 가족이 만들어내는 따뜻한 온기가 가득한 우리네 집. 하지만 우리가 당연히 생각하는 집조차 온전히 갖지 못해 추운 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며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안전하고 따뜻한 집짓기 위한 작은 땀방울들

현재 건축자재를 컨설팅해주는 일을 하고 있는 (주)누리코퍼레이션 대표이사 양덕근씨. 그에게는 대표이사라는 직함 이외에 희망의 러브하우스 대표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다. 양덕근 씨가 몸담고 있는 희망의 러브하우스는 집을 수리할만한 돈이 없어 창틈 사이로 들어오는 날카로운 바람을 막지 못하는 저소득층의 집을 무료로 수리해주는 봉사 단체이다. 2000년에 첫 발을 내딛기 시작한 희망의 러브하우스는 처음에는 단순히 본인의 집을 고치고 이웃의 집을 수리해주면서 시작하였다. “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오면서 새로운 건축자재를 많이 가지고 왔어요. 새로운 건축자재를 사용하고 싶은 마음에 우선 우리 집부터 수리했고, 주변 동네 어려운 분들 집을 수리해주기 시작했죠”라는 양덕근씨는 아는 사람들끼리 인터넷 커뮤니티를 만들면서 희망의 러브하우스라는 이름을 내걸고 더 많은 이웃들의 도움 요청을 받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200가구 넘게 집을 수리한 희망의 러브하우스는 주말에 20~30명의 자원 봉사자와 함께 집을 청소하고 수리한다. 현재 콘테이너 박스에서 사는 사람, 빈 외양간에서 사는 사람 등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곳에서 둥지를 틀고 사는 사람들이 300만명 정도 추정 되고 있다. 이들에게 적어도 제대로 다리를 뻗고 잘 수 있는 집을 제공하기 위해 건축 기술자서부터 대학생까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자원 봉사자들은 저소득층 가족의 빨래, 어르신 목욕, 쓰레기 치우기 등 작은 일서부터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한 수리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양덕근씨는 “단순히 집만 고쳐주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분들에게 김장김치 나눠주기, 어르신들에게 카네이션 선물하기, 추석이나 설 연휴 때 선물 보내기 등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있다”며 집만 고쳐주고 나 몰라라 하는 식이 아니라 그 분들이 잘 살고 있는지 다시 한 번 가정방문을 해본다고 했다.

내 상여금, 이웃에 큰 도움만 된다면 

어렸을 때 부유하게 살았던 양덕근씨 집은 어머니의 병세로 인해 급격히 가세가 기울기 시작하였다. 양덕근씨가 직장에서 월급을 받기 전까지 가족들은 값싼 정부미를 사먹고 살 정도로 궁핍하게 생활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환경 때문이었을까. 양덕근씨는 회사에서 받는 연휴 상여금을 큰 고민 없이 주위 어려운 분들에게 연탄을 사드리는 데 썼다. “중고등학교 시절 도서반이어서 책을 많이 읽었죠. 그중 심훈의 상록수라는 책이 참 와닿았어요”라는 양덕근씨는 남에게 봉사하고 베푸는 일이 무의식적으로 몸에 베인 듯하다며 멋쩍게 웃었다. 희망의 러브하우스는 사단법인 등록을 받기 이전엔 모든 수리및 부대비용을 양덕근씨가 부담하기도 했다. 한때 대기업 계열사 사장직을 맡았던 양덕근씨는 “대기업 사장 월급이 은근히 많은 편이에요. 하지만 우리가족들이 사치스럽게 사는 사람들도 아니고 부자로 살기보다는 행복한 사람으로 살기를 바랬죠”라며 월급 중 일부분을 남들과 함께 나눈 것뿐이라고 했다.

항상 자녀와 함께 쌀과 생필품을 가지고 어려운 이웃들을 찾았던 양덕근씨. 양덕근씨와 그 가족들이 남에게 베푸는 선행은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닌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현재 두 자녀 역시 유니세프와 해비타트에서 일하고 있다고 했다. “아이들에게 봉사에 대해 말한 적은 없지만 봉사를 하는 데 늘 동행했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저절로 아이들도 깨우친 것 같아요. 아이들은 어른들을 보고 자란다는 말이 있잖아요”라는 양덕근씨를 보며 수백 번의 옳은 소리보다 단 한 번의 행동이 보여주는 힘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마음이 마음을 울릴 때 그 잔잔한 감동 이야기

사당동에서 공사를 할 때 일이었다. 무허가 건물이라는 이유로 땅 주인이 조폭을 이용해 그 곳에 살던 사람 몰래 불을 질러 버렸다. 집이 워낙 산꼭대기에 위치한지라 건축자재들을 다이고 올라 가야 해서 힘들었던 힘든 공사였다. 한 순간에 살 곳을 잃어버린 한 가족의 집을 수리를 해준 양덕근씨는 처음에 아주머니가 그 흔한 고맙다는 말도 하지 않아 의아해 했다.

“정말 고마우면 고맙다는 말을 못한다는 걸 그 때 알았어요. 하지만 그 고마움을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죠”라는 양덕근씨는 돌아가는 길에 아주머니가 손수 만드신 살짝 얼린 냉오미자차를 건넸을 때 가슴 한 켠이 물컹거림을 느꼈다고 했다. “가끔씩 수리를 해줬던 분들 집에 찾아가면 떡 같은 음식도 미리 준비해놓으시고 자고 가라고 이부자리를 반듯하게 준비해 놓으세요.” 양덕근씨는 그 분들의 고마운 마음을 받는 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뜻 깊은 경험인가를 되새겼다. 또한 그네들의 작은 고마움의 표시와 정성을 느낄 때마다 더 열심히 그들을 위해 봉사하고 뛰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고 했다.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봉사는 돈이 많거나 여유로워서 하는 일이 아니다. 자신의 위치에서 자기의 몫만큼 남에게 베푸는 일이었다. 양덕근씨가 자신이 하고 있는 사업을 기반으로 러브 하우스의 경제적인 면과 기술적인 면을 도왔던 시간이 자신이 가진 것을 자만하지 않고 함께 나누려 할 때 진정한 봉사가 시작되고 있음을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양가을 기자

rkdmf214@duks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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