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다 행복한 원작 읽기
영화보다 행복한 원작 읽기
  • 덕성여대 기자
  • 승인 2003.08.30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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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책읽기

 

 

 

 

 

최근 출판계에서는 올 겨울에 국내에서도 번역 출간될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에 대한 관심이 서서히 고조되고 있다. 영화로도 제작되고 있는 해리 포터 시리즈는 원작과 영화가 서로에게 끊임없이 도움을 주고 있는 아주 특별한 예로 볼 수 있다. 영화는 원작을 꼼꼼하게 영상으로 복원함으로써 미처 책을 읽지 않은 관객들을 서점으로 이끌고, 원작은 영화의 후속편이 나오기 전에 한 발 먼저 출간됨으로써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지속적으로 불러 일으킨다. 이쯤 되면 원작과 영화의  행복한 만남이라고 부르지 않을 수 없다.
해리 포터 시리즈의 경우에서처럼 영화는 소설을 향해 끊임없이 구애해 왔다. 작가의 깊이 있는 정신 세계와 아름다운 문장들이 영화로 재구성되어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원작의 매력이 영화에서도 고스란히 살아나는 일도 종종 벌어진다. 최근작 중에서는 마이클 커닝햄의 소설 <세월>이 영화 <디 아워스>로 만들어진 경우를 꼽을만 하다.
 <빌리 엘리어트>의 스티븐 달드리 감독이 연출한 <디 아워스>는 원작의 아스라한 분위기를 잘 살려낸다. 소설은 각기 다른 시간과 공간에 살고 있는 세 명의 여성들이 겪는 하루 동안의 일을 담고 있다. 1923년 런던에 살던 버지니아 울프, 1949년 LA에 사는 브라운 부인, 1990년대 뉴욕에 사는 댈러웨이 부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우리들의 삶을 밀고 가는 세월의 의미를 이야기한다. 등장 인물들의 미묘한 심리변화를 수많은 쉼표가 찍힌 섬세한 문장으로 서술하는 이 소설은 이미 영화를 본 독자들에게도 새로운 감동을 전한다.   
 <세월>처럼 마음을 가라앉히는 이야기가 아닌 가볍고 경쾌한 사연에 빠져들고 싶다면 주저 없이 <브리짓 존스의 일기>를 펼치면 된다. 헬렌 필딩의 이 소설은 마치 장편 시트콤을 보는 것처럼 익살맞고 재미있다. 소설의 유쾌한 매력은 르네 젤위거, 휴 그랜트가 주연한 동명의 영화에도 재치 있게 살아있다. 매사에 호기심이 많고, 엉뚱하고 덜렁거리는 데다가 울기도 잘하고 웃기도 잘하는 30대의 미혼 여성 브리짓 존스. 결코 미워할 수 없는 그녀의 사랑 만들기가 펼쳐지는 이 소설은 웃음을 터뜨리는데 영화보다 효과적이다. 우스운 장면에서 마냥 웃어도 영화처럼 장면이 휙 지나가 버리는 일이 없기 때문. 충분히 웃고 나서 그 때 책장을 넘기면 된다.
 허구가 아닌 실존인물의 이야기에 끌린다면 <뷰티풀 마인드>를 권한다. 이 책은 노벨상을 수상한 천재 수학자 존 내쉬의 일대기를 담고 있는 전기이다. 천재, 광기, 그리고 노벨상이라는 이 책의 부제는 존 내쉬의 참으로 특별했던 생애를 정확히 요약한 단어들이다. 엄청난 지력을 소유한 천재였지만 평생 지독한 정신분열증에 시달려야 했던 존 내쉬의 실화는 어떤 소설보다 극적이고 감동적이다. 이 책은 론 하워드 감독이 영화로 만들었고 러셀 크로가 존 내쉬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 밖에 영화 <포제션>의 원작인 A.S. 바이어트의 소설 <소유>, 영화 <대부>의 원작인 마리오 푸조의 소설 <대부>도 가을을 맞아 읽어볼 만한 인상적인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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