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부장적 제도 속에 구태의연하게 그려지는 며느리들
가부장적 제도 속에 구태의연하게 그려지는 며느리들
  • 여성민우회 모니터분과장 권지연
  • 승인 2007.09.29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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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TV 주말 드라마 <며느리전성시대>

 

결혼을 단순히 사랑의 완성으로만 생각했던 과거가 그리울 만큼 결혼을 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면 그 압박감에 결혼을 단지 곱게 보지 못하는 싱글들이 많아진다.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란 주장도 무색하게 결혼을 밀어붙이는 가정, 사회에서의 압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어쨌든 결혼에 대한 여러 가치들이 충돌하고 있는 사회에 살다보니 미디어에 비치는 사람들의 모습도 혼재되어 나타난다. 그리고 TV 드라마도 이와 다르지 않다.

 

 주말드라마 <며느리전성시대>는 미진(이수경 분)과 복수(이지훈 분)의 결혼을 둘러싼 당사자, 양 집안, 그리고 결혼 후의 여러 일상을 담은 가족드라마이다. 이 드라마의 중심 가족은  3대가 함께 사는 대가족 복수네로 할머니의 절대 권력이 아버지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가부장제적 가족구조를 가진다. 또한 개개 인물들도 구태의연하다.

특히 복수의 어머니(윤여정 분)는 시어머니인 할머니와 남편에게 큰소리 한번 못하고 살아왔지만 큰 불만 없는 착한 현모양처를 표현한다. 반면 복수와 결혼한 미진은 활달하고 솔직한 요즘 세대의 여성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런 모습에 시어머니는 불만스러워하고 할머니는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계획한다.

 

이렇듯 진부한 내용의 <며느리전성시대>는 크게 2가지 점에서 시대착오성을 보인다. 하나는 가족의 형태이고 또 하나는 사람들의 관계와 캐릭터이다. 도시 가정에서 3대, 4대의 대가족은 이미 과거의 이야기이고 더욱이 대가족을 대체한 핵가족은 비혼(결혼안한) 싱글이 늘면서 더 핵분열 되어가고 있다.

드라마에서처럼 도시 대가족을 자주 접할 수 있는 현실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 하나의 시대착오성은 언급하였듯이 가족 내 선연한 가부장제적 가족 관계와 이를 바탕으로 한 구태의연한 캐릭터이다. 웃어른 할머니와 아버지에 이어지는 권력은 불합리해도 따라야하는 가족 구조를 만들어 모든 관계를 불평등하게 한다.

이런 복수네의 구태의연한 가족관계는 복수의 여동생인 싱글여성 복남을 표현하는 대서도 보인다. 복남은 전문직 여성이지만 외모를 꾸미지 않고 연애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천덕꾸러기로 그려진다. 골드싱글과 골드미스가 등장하는 요즘 시대에 정말로 진부한 묘사라 할 수 있다.

 

앞의 예상 진도도 뻔히 예측할 수 있는 이 드라마에서 그나마 미덕인 것은 무엇일까? 며느리 미진이 시어머니와 흔하디 흔한 고부갈등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집안의 불합리함을 개선해 보려고 하는 것? 그래도 타이틀 ‘며느리전성시대’에 걸맞으려면 최소한 미진이 할머니 손바닥 위에서 노는 귀여운 반항이 아니라 집안을 한번 들었다 놓는 몸부림(?)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여성민우회 모니터분과장 권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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