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 후기④
교환학생 후기④
  • 조영은
  • 승인 2003.09.2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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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st Virginia Wesleyan College(2)

자매대학교 : West Virginia Wesleyan College

교환기간 : 2002년 8월 ~ 2003년 5월

전산학과 조영은

 교환학생을 지원하게 된 동기 및 준비사항

어릴 적부터 유난히 영어에 관한 관심이 많았다. 전산학을 전공하고 있지만, 영문학을 복수전공으로 하여 2000년도에는 1년 동안 영국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외국의 대학에서 공부도 하고 싶었고 또한, 연수를 바탕으로 영어를 정말 잘 구사하고 싶어서 교환학생 지원을 했다. 토플은 학원을 다니면서 틈틈이 준비를 했고, 학점은 그리 좋진 않았는데, 토플 점수가 높아서 교환학생에 선발된 것 같다.

교환학생으로 선발이 되고 나서 학교 선정 할 때, 처음에는 캐나다의 University of Victoria를 희망했었지만, 미국 여행도 하고, 미국이란 나라에 대해서 배워볼 겸 작지만 아담한 Wesleyan College를 선택하였다. 입학 허가서를 받고, 기숙사 양식을 작성해서 팩스로 보내고, 여행사에 학생비자 신청도 하는 등 8월 출국 전까지 바쁜 날을 보냈다. 그리고 웨슬리안에서 보내 온 축하 편지와, 룸메이트 정보, 학교 소식등을 접하였을 때 그 가슴 떨림을 잊을 수가 없다. 1년 동안 혼자 살아야 하기 때문에 짐을 싸는 것도 문제였다. 우선 4계절용 옷과 영어사전을 비롯한 필요한 책들을 챙기고, 그밖에 개인 물건을 챙겼다. 드디어 출국 날. 인천공항에서 나와 같이 선발된 노경아 학생, 이화여대 교환학생과 함께 대한항공을 타고 웨슬리안으로 향하는 첫 발걸음을 옮겼다. 오랜 비행이라서 많이 힘들고, 시카고 오헤어 공항에서 테러 위험으로 몸과 가방 검사를 좀 심하게 하여 짜증도 났지만, 들뜬 마음을 감출 수는 없었다. 시카고에서 피츠버그로 가는 비행기로 갈아타고, 거기서 다시 웨슬리안이 있는 클라스버그행 경 비행기를 탔다. 15명 남짓 탈 수 있는 아주 작은 비행기였는데, 기장이 나와서 직접 인사도 하였다. 비행기가 제대로 갈 수나 있을지 걱정이 되었지만, 무사히 클라스버그에 도착하였다.

 

웨슬리안에 도착, 그리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클라스버그 공항에 도착하니 마이클이라고 하는 대학원생이 픽업을 나와있었다. 웨슬리안이 위치하고 있는 버캐넌으로 가면서 차 밖 풍경을 보았는데, 산 많고 조용하고 깨끗한 시골 같았다. 서울에서만 살아서 이런 색다른 풍경이 마음을 편하게 해주었다. 나는 미국에서 여자 기숙사중 가장 오래된 Agnes Howard Hall, 일명 ‘Aggie’라고 불리는 기숙사에 배정 받았다. 오래된 건물이지만, 웨슬리안에서 여자 기숙사 중 가장 좋은 건물이고, 나는 운 좋게도 그 중에서 가장 좋은 double deluxe room에서 살게 되었다. 방에 도착하니, 룸메이트가 미리 방을 너무 예쁘게 꾸며놓았고, 내게 ‘Kate’라는 미국 이름까지 지어주었다.

그 다음날 학생증을 위한 ID 사진도 찍고, 학교 담당자와 함께 근처 최대, 최고의쇼핑몰인 월마트에 가서 침대보, 세면도구, 램프, 전화기 등 필요한 물건들을 구입했다. 그리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날에는 조를 나눠서 조별로 수강신청, 학교소개등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나는 International Students 조에 속하였고, 바바라라는 학교 스태프와 함께 웨슬리안과 근처 타운을 구경하고, 바바라와의 상담 후에 수강신청을 마쳤다. 그리고 베네덤 학생회관에서 타마라라는 국제학생 담당자와 모든 국제학생들이 모여서 미팅을 가진 후 오리엔테이션은 끝이 났다.

 

수업, 그리고 시험

주로 미국 학생들은 한 학기에 12,13학점을 듣는데, 나는 17학점을 신청 하였다. 전산학 전공 수업 2개, 영문학 전공 수업 2개, 교양으로 연극수업과 골프, Nautilus Train 수업을 들었는데, 한국 대학하고 비슷할 것이라 생각했던 나의 착각은 첫 날 수업에서부터 무너져 내렸다. 첫 날부터 과제가 주어졌고, 해야 할 공부가 너무 많았다. 도서관에서 그 다음날 수업을 준비하고, 과제를 마치고, 퀴즈와 시험도 매주 있었다. 미국 학생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서 그들보다 배로 공부를 해야 했고,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흘러가 버렸다. 예를 들어, 전산학 전공은 매주 월요일마다 퀴즈가 있었고, 수요일마다 프로그램을 하나씩 짜야했으며, 그 밖에 과제와 수업 준비를 해야했다. 또 영문학인 Composition 수업은, 2주마다 한 개씩 에세이를 작성해야 했고, Short Fiction이란 수업은 매 시간 퀴즈를 보았고, 책을 읽지 않으면 수업에 참여할 수조차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교양이라 쉽게 생각했던 연극 수업의 시험은 7권이나 책을 읽어야만 했다. 처음에는 시간이 너무 모잘라, 밥도 못먹고, 잠도 못자고 공부를 해야만 했다. 왜 미국 학생들이 12학점만 듣는지 이해가 갔다. 그렇게 한 학기를 마쳤고, 그다지 좋은 성적을 받지는 못했다.

봄 학기 때에는 지난 학기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리라 마음을 먹고, 전산학 수업 2개, 영문학 수업 1개, 경영학, 그리고, 미국 역사에 관한 수업 등 총 13학점을 신청 하였다. 지난 학기보다 신청학점이 줄어들었지만, 올A를 목표로 열심히 공부하였다. 이번에는 시간관리도 제대로 하고,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법을 깨우쳐 좋은 성적을 받아 Wesleyan College Dean’s List에 오르기도 하였다.

시험은 과목마다 다르긴 하는데, 대체적으로 3~4번 정도 시험을 본다. 전산학 같은 경우에는 객관식과 주관식으로 나뉘고, 출석과 퀴즈, 과제들을 합쳐서 성적을 낸다. 그리고 영문학 같은 경우엔 영작 수업은 시험은 없고 5~6번 정도 에세이를 제출해야 하고, 분량은 처음에는 1~2장에서 마지막에는 4장 이상 써야 한다. Short Fiction을 비롯한 보통의 영문과 시험은 주관식인데, 문제에 대한 답을 1~2줄로 적는 문장에서부터 Paragraph, 혹은 한 페이지 이상을 적어야 한다. 시간이 많이 모자라는데, 교수님들께 미리 부탁을 하면 Student Academic Support Services에서 감독하에 혼자 시험을 볼 수 있다. 물론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

나는 개인적으로 미국 역사 수업이 가장 맘에 든다. 물론 다른 수업들도 많이 배웠고 기억에 남지만, 가장 힘들었던 수업이었던 만큼 그래서 더욱 기억에 남는 것 같다. 내가 전공도 아닌데, 미국역사 수업을 들었던 이유는, 다른 나라도 아닌 미국에 와서 미국의 역사를 배워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미국 학생들은 중,고등학교 때 역사 수업을 배워서 다들 기본 지식은 가지고 있었으나, 나는 정말 백지에서부터 시작을 하였다. 그래서 남들보다 더욱 힘들었던 수업이었고, 수업 시간 동안 진행된 토론하며, 주관식뿐인 시험은 정말 어려웠다. 때마침 그때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이다 해서 이라크를 공격을 했고, 그와 관련된 토론 수업은 많은 것을 배우게 해주었다.      

 

그곳의 생활 및 여행

웨슬리안이 위치하고 있는 Buckhannon은 아주 작은 시골 마을이다. 그러나 학교에서 모든 생활이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특별한 어려움은 없다. 기숙사에서 자고, 수업듣고,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알라딘이라고 불리우는 학생 식당에가서 아침, 점심, 저녁을 먹는다. 음식은 매일 바뀌는데, 부페 형식으로 원하는 음식과 음료수등을 먹을 수 있다. 아침 식사 시간은 아침 7-10시까지이고, 주로 오믈렛과 시리얼, 빵, 과일, 오렌지 주스등을 먹는다. 그리고 점심은 주로 치킨 너겟, 햄버거 등이고, 저녁은 메인 요리가 나온다. 항상 스프와 스파게티, 샐러드, 샌드위치가 나오므로 메인 요리가 맘에 안 들 때에도 골라 먹을 수가 있다. 또 학교에서 가끔씩 행사로 야외 바비큐 디너와 런치파티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한국 사람이 어떻게 한국 음식을 안 먹고 살 수 있을까? ISO라고 하는 International House에 가면 요리를 직접 해 먹을 수 있다. 물론 거의 인스턴트 음식과 라면뿐이지만 그래도 거기에서는 감사할 따름이다. 버캐넌은 작은 마을이라서, 근처에 미국 레스토랑 몇개와, 중국 음식점 두개가 있다. 제대로 된 한국 음식이 먹고 싶다면, 한시간 반정도 차를 타고가서 일식을 먹거나, 세시간을 가서 필라델피아에있는 한국 음식점을 이용해야한다.

먹는 것을 제외한다면, 필요한 물품은 근처 월마트에서 쇼핑을 할 수가 있다. 걸어서 20분 정도 가면 나오는데 없는 물건들이 없고, 쇼핑하면서 스트레스도 풀 수 있다. 옷이나 액세서리 쇼핑을 원한다면 차타고 30분 정도 가면 매도우 브룩이라는 몰에서 하면 된다. 그리고 매주마다 학교 Hyma라는 건물에서 최신 영화 상영을 해주므로 약간의 지루함도 달랠 수 있다.

웨슬리안의 가장 큰 장점은 교환학생이든 유학생이든 학생이라면 노트북을 준다는 것이다. 물론 대여비는 처음 학비낼 때 다 포함이 되어있고, 인터넷을 사용 할 수 있어서 무료함을 달랠 수 있다. MSN도 가능하고 한글타자도 프로그램만 설치한다면 사용 할 수 있다. 노트북은 인터넷 뿐만 아니라 학교 이메일을 이용해 과제 체크를 하는데 필수다. 또한 wireless라서 수업 시간, 도서관에도 들고 다니면서 사용할 수 있다.

나는 미국에 있는 동안 여행을 참 많이 다녔다. 동부쪽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 때문에 워싱턴 D.C 및 뉴욕을 어렵지 않게 갈 수 있었고, 시골의 한적한 마을에서 벗어나 대도시의 살아있는 숨결도 느낄 수 있었다. 자유의 여신상, 월 스트리트, 9.11테러로 무너진 World Trade Center를 보면서 미국이란 나라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겨울방학을 이용하여 캐나다의 벤쿠버로 여행을 다녀왔고, 시카고에 살고 있는 친구도 만났다. 또한, 봄 방학 때에는 차로 동부여행을 하면서, 필라델피아, 뉴욕, 보스턴등을 다녀왔고, 하버드와 MIT, 예일대를 직접 둘러보았다. 교환학생을 마치고 한달간 친구와 함께 샌프란시스코, LA, 샌디에이고, 멕시코, 시애틀을 기차 여행도 하였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내 인생에 있어서 교환학생으로 미국 대학에서 공부한 것은 평생 잊지 못할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공부 뿐만 아니라, 미국이란 나라를 몸소 체험할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다. 영어도 많이 배웠고, 좋은 친구들도 많이 만났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세상을 보는 다른 시각도 배워왔다는 것이다. 우물안의 개구리가 아니라 세계를 향해 발돋움 할 수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고, 도전할 수 있는 자신감도 생겼다. 교환학생 제도는 참 메리트가 많은 제도이니 만큼, 많은 후배들이 알고 그들도 나와 같이 좋은 경험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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