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올랐어?
또 올랐어?
  • 박시령 기자
  • 승인 2008.03.0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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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천만원 시대…등록금 상한제 입법화 추진 중

등록금 천만원 시대, 새내기 47% 등록금이 제일 무서워.
올해도 어김없이 등록금은 올랐다. 2로 시작했던 백만 단위 숫자는 ‘3’으로 바뀌고 3은 ‘4’로 옷을 갈아입었다. 하얀 등록금 고지서 종이를 두 손에 꼭 쥐고 부모님 얼굴 한번 떠올려 본다. 하늘이시여….

대학 등록금이 무섭게 치솟고 있다. 최근 10년간 대학의 등록금은 평균 70% 인상했으며, 올해는 국·공립, 사립대학 너나할 것 없이 7~8%의 높은 인상률을 보이고 있다. 한 대학 의과대학 신입생의 일년치 등록금은 1천6백만원을 넘겼다.

우리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2003년부터 4~6% 폭으로 등록금이 조금씩 인상되어왔다. 2003년 2백3십4만4천원이던 인문사회대 등록금은 올해 드디어 3백만원을 넘겨 3백9만9천원이 되었으며, 3백3십만2천원이던 약학대 등록금은 4백3십6만5천원이 되었다. 5년 사이에 등록금이 무려 백만원이나 오른 것이다.  

소비자물가상승률과 그에 따르는 자연승급분 인상이야 어쩔 수 없는 것이라지만 매 해 물가상승률을 2~3% 웃도는 등록금 인상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주하나(아동가족 4) 부총학생회장은 “학교측은 항상 등록금 인상이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설명하지만, 학생들이 보기에는 구체적이지 않고 수긍이 가지 않는 부분이 많다. 이미 재단적립금이 천억원에 달하는데 또 등록금을 인상하는 것은 학교의 재산을 불리기 위한 것 아닌가 싶다”고 호소했다.

대학 수입 63%가 등록금, 교육환경 개선은?
현재 우리대학의 예산 구조를 살펴보면 수입원은 등록금수입, 전입기부수입, 교육부대수입, 교육외수입, 투자기타자산수입, 고정자산매각수입, 고정부채입금, 미사용전기이월자금 등의 항목으로 이뤄져있다. 전체 수입 중 등록금 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은 63.21%로 비슷한 여대인 성신여대가 75.04%(2007년), 동덕여대가 81.19%(2007년)인 것에 비교하면 등록금 의존률은 낮은 편이다. 그러나 등록금 의존률이 평균 25%에 불과한 미국 등에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치이다. 대학 수입의 절반 이상을 학생의 등록금으로 채우고 있는 것이며, 기부금 및 국고보조금은 각각 약 5억6천만원으로 전체 수입의 1%도 채 안 되는 실정이다.

   
▲ 예산수입별 구조
이러한 수입구조 이다보니 지출이 늘어날수록 학생이 부담해야하는 등록금은 당연히 늘어나고, 학생들은 해마다 높아져만 가는 등록금에 속이 타들어간다. 수학과에 재학 중인 3학년 학우는 “4백만원에 육박하는 등록금 고지서를 받고 깜짝 놀랐다. 지금까지 매년 등록금은 높아 가는데 인상된 등록금만큼 과연 우리대학의 교육환경은 개선되어졌는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이어서 학우는 “1학년 입학 때부터 교수충원, 무선인터넷선 설치, 통학버스 운영 확대 등을 학생들이 계속 요구한 것 같은데 3학년이 된 지금까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어 답답하고 화가 난다”며 등록금 인상에 따른 교육환경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데에 대한 불만을 표했다.  

등록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 방법이 없네
매년 등록금이 인상될 때마다 학교측은 장학금 확대, 교수확충, 학생지원 프로그램 확대, 복지시설 충원 등의 학생요구안을 받아들여 적극적으로 교육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발표하였다. 물론 등록금이 인상됨에 따라 각종 대외교류 및 학생지원 프로그램이 확대되었고, 학생 복지 지원도 조금씩 늘어났다. 그러나 학생들은 정작 자신이 낸 등록금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몰라 답답하다고 말했다. 4학년에 재학 중인 모 학우는 “등록금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 내가 낸 등록금이 나를 위해 쓰이는지, 학교의 재산을 불리기 위한 수단으로 쓰이고 있는지 학생들에게 세세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사립학교법 제 31조(예산 및 결산의 제출)와 동법 시행령 제14조(예산과 결산의 제출시기) 및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에대한특례규칙에 따라 학교 예·결산을 공개하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명확한 규정이 없어 결산서에 산출근거를 제대로 기재한 대학은 거의 없고, 부실하게 기재되어 대학이 재정을 어떻게 운영하는지, 등록금이 어떻게 지출되는지 학생이 알 수 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러한 불투명한 대학 재정의 문제를 해결하고 등록금 책정 과정을 민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참여연대는 등록금 회계의 분리·독립, 대학적립금의 최소화 등을 발표하였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안진걸 씨는 “대학 일반회계와 등록금 회계를 분리하여, 학생들이 낸 등록금이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지 투명하게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학생들이 낸 등록금은 교육을 질을 높이기 위한 용도나 학생들을 위한 목적으로 전액 사용되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대학 등록금 정책만 통과시켜도 총선 승리는 따 놓은 당상’이라는 우스개소리가 돌 정도다. 민주노동당은 연간 등록금을 가계 연소득의 12분의 1을 넘지 않도록 하는 대학 등록금 상한제의 입법을 촉구하고 있으며 통합민주당 역시 등록금 후불제, 등록금 상한제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9일에는 전국 50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등록금 대책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네트워크’가 발족식을 갖고, 충북지역 16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등록금 대책을 위한 충북네트워크’도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대학생이 돈 걱정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슬픈 세상이다. 아무리 돈 때문에 울고 웃는 자본주의 사회라지만 2008년 대학가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는 짙어도 너무 짙다. 등록금에 대한 공식적 논의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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