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쁨을 찾아 줄 파랑새는 있다
내 기쁨을 찾아 줄 파랑새는 있다
  • 김윤지 기자
  • 승인 2008.04.0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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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기획] 희노애락(喜怒哀樂)


편집자 주 : 본지에서는 2008년도 1학기를 맞아 ‘대학생 희노애락(喜怒哀樂)’이라는 주제로 총 4번에 걸친 연재를 시작합니다. 희노애락은 인간이 살면서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감정들입니다. 그래서 ‘희노애락을 함께 한다’는 말은 ‘인연이 되다’라는 뜻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본지는 대한민국 젊은 청춘의 대표인 대학생들의 희노애락을 통해 그들의 사회와 문화에 새롭게 접근해 보고자 합니다.


대학생 진정한 기쁨을 위해 자치활동 주목

프로이트는 기쁨을 선천적인 감정의 하나로서 육체적인 쾌감이라 말한다. 여기서 육체적 쾌락은 피부감각·포옹·성감대의 자극 등에 의해 감각적 쾌락을 뜻한다. 그러나 이는 유아 시기에만 주를 이룰 뿐, 인간이 성장함에 따라 현실적인 원리로부터의 기쁨이 더 많다고 한다. 기쁨(喜).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도 입이 떡 벌어질듯 한 그것을 표현하기가 힘들다. 대체적으로 자신의 욕구를 이뤄냈을 때 표출되는 감정을 ‘기쁨’이라 한다. 10년 동안 두 손 모아 간절히 바라던 일이 이루어지는 큰 기쁨부터 소소한 일상 속 작은 기쁨까지, 우리를 기쁘게 하는 것은 많다.


그러나 기쁨이 여기저기 널려 있다 해도 스스로 이뤄낼 것이 없다면 그것은 빛을 발하지 못한다. 새 학기가 시작한지 한 달이 다 된 지금, 내 기쁨을 찾아 줄 파랑새를 찾았는가? 동화 속에서도 그렇지만 파랑새는 늘 가까이 있다. 그렇다면 캠퍼스를 둘러보자. 기쁨에 차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삼삼오오 모여 자신들의 활동에 힘쓰는 자치활동 모임이다.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캠퍼스 내에서는 ‘동아리 박람회’가 열려 북적거리는 봄 손님을 맞이했다. 풍물패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개최된 동아리 박람회에서 선배들은 개성 넘치는 홍보 전략으로 새내기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 힘썼다. 새내기들도 대학생활의 파랑새를 찾듯 동아리를 기웃거리며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렇듯 대학생들은 동아리를 통해 자치 활동을 실현하고 있다.

시대를 반영하는 대학생 자치활동
사실 대학생들의 자치활동은 과거부터 내려오던 캠퍼스 내 대학생활의 고전적인 기쁨이다. 70, 80년대 대학가의 자치활동을 살펴보면 철학, 사회, 노동 문제 등을 토론하는 활동이 많았다. 89학번인 김지헌씨는 “본격적인 경제 개발 체제에 돌입하던 시절, 하루가 다르게 경제는 발전했지만 사회 전반적인 민주주의와 인권은 후진국 수준이었다”며 당시 시대 성향에 대해 말했다. 대학생의 자치활동은 그 시대상을 반영하였다. 서로의 주장을 피력하면서 고뇌를 안주 삼아 마시던 술 한잔이 그들에게는 참 기쁨이었다고 김씨는 설명했다.


한편, 89년생인 08학번을 대상으로 한 이번 동아리 박람회에 대해 이희경(스페인어 3) 동아리연합회장은 “많은 새내기들이 관심을 보였다. 특히 무선통신동아리인 ‘HAM’과 클래식감상 동아리인 ‘MOON LIGHT’에 새내기들이 많이 지원했다”고 말했다. 동아리 박람회에서도 나타났듯이 요즘 대학생들은 ‘와인 동아리’, ‘식도락 동아리’등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동아리 활동을 선호하고 있다.


반면에 공연 동아리는 새내기들에게 외면 받고 있는 처지이다. 공연 동아리의 경우 다른 동아리에 비해 자기 시간을 더 투자해야 한다. 이희경 동아리 연합회장은 “시간 소비량에 민감한 새내기들은 연습시간을 ‘뺏기는 시간’으로 인식하는 것 같다”며 저조한 관심에 대한 조심스런 의견을 밝혔다. 실제로 홍익대 와인 동아리에 가입한 08학번 이씨는 입회 동기에 대해 “전문적인 면도 끌렸지만 시간을 많이 뺏기지 않고 여유롭게 활동할 수 있어서 가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함께하는 문화를 통해 기쁨을 추구하던 90년대의 공연 동아리의 활약을 현재 찾기 힘든 이유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이씨처럼 요즘 대학생들의 자치활동은 시간을 적게 소비하되 전문적 지식을 얻는 기쁨으로 변화하고 있다.

자치활동, 대학생활의 꽃으로 한자리 하나?
대학생 자치활동의 전망이 무조건 밝은 것만은 아니다. 우선 자치활동 자체의 인기가 과거에 비해 시들해 지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대학생들은 졸업 후 진로에 대한 고민만으로 벅차다. ‘기쁨’이라는 감정을 과감하게 표출할 곳도 표출할 일도 드물다. 그 만큼 진정한 기쁨을 즐길만한 여유가 그들에게는 없다. 새내기 때부터 이미 취업 준비생이 되어있는 대학생의 모습이 이런 상황을 대변한다. 게다가 인터넷으로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해온 그들에게 직접 사람을 만나는 자치활동이 번거롭게 다가오기도 한다. 결국, 과거와는 너무 달라진 문화 때문에 자치활동의 퇴보는 불가피했다.


현재 한양대 홍보도우미인 ‘사랑한대’에서 활동 중인 07학번 박소라 학생은 “대학이라는 큰 공간에서 공부만 하는 것보다 내가 주체가 되는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뤄낸 성과 하나하나는 짜릿한 기쁨을 느끼게 한다”고 자치활동의 중요성에 대해 말했다.
권경우 문화평론가는 “기쁨은 거대한 것이 아니다. 사소한 어느 것이라도 자신의 욕망을 채웠다면 언제나 표출된다”며 기쁨을 구체화 하기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대학생활 중 진정한 기쁨을 찾고 싶다면 자치활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자치활동으로 인한 기쁨은 자신의 노력과 열정에 비례한다. 이런 정직한 결과 때문에 학생들은 결과가 나온 후 더 기뻐하는지도 모른다.


지켜야할게 많았던 고등학생 시절을 떠올려 보자. 수동적인 생활에 지치고 자꾸만 똑같아 지라는 명령에 억압받았던 시절 말이다. 그 땐 얼마나 하고 싶었던 것이 많았던가. 대학생의 자치활동은 기쁨은 물론, 획일화된 생활에서 벗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학생들 간의 소통을 통해 사회성을 기를 수 있다. 첫 발을 내딛는 순간은 어색하고 생소하겠지만 내 기쁨의 파랑새를 찾기 위해 이제 자치활동을 시작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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