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여러분, 진정 행복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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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윤지 기자
  • 승인 2008.05.06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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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화 <어느 날 그 길에서>의 황윤 감독

 

 

△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본 변영주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낮은 목소리>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 처음 접한 영화 속 사실들은 물론 감독의 관점과 주관이 강한 다큐멘터리 영화에 눈을 뜨게 된 것이다. TV 속 제 3자의 나레이션이 들어간 관점없는 다큐멘터리와 달리 감독의 시각과 해석이 들어간 다큐멘터리 영화는 매우 매력적이었다. 그 후 영화판에 뛰어 들었고 2000년 홍상수 감독의 영화 <오! 수정>의 메이킹 필름제작 담당을 하게 되었다. 그때  만난 스탭들의 힘든 작업 환경을 담은 <겨울밤 이야기를 듣다>로 다큐멘터리 영화를 시작하게 되었다.

△ 생태 환경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어느 날 그 길에서>를 촬영 당시 어떠한 것을 느꼈는가?
현재 야생동물 보존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결성한 야생동물 소모임(야소모) 회원이다. 그러나 ‘로드킬’의 심각성은 촬영을 시작 하고서야 알게 되었다. 로드킬이 일어난 곳을 점으로 찍으면 노선이 될 정도로 많이 일어나고 있는지 상상도 못했다. 정말 심각한 상황이다. 더 비윤리적인 것은 자신이 누구를 죽였는지조차 모르고 로드킬을 어쩔 수 없는 일로 치부한다는 것이다.

△ 감독이 느낀 심각성이 관객에게도 잘 전달되었다고 보는가?
이 영화는 로드킬의 심각성 뿐만 아니라 우리 문명이 무엇을 향해 질주하고 있으며 ‘당신은 진정행복한갗, ‘당신이 생각하는 행복은 무엇인갗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영화 후반부에서 ‘행복’이라는 문구가 반복해 나오는 것도 그만큼 강조해 묻고 싶었기 때문이다.
단순한 ‘로드킬 저감대책 영상’이 아니라 영화를 통해 무관심했던 세상을 새롭게 인식하고 야생 동물도 우리와 똑같은 대지 위의 주체라는 ‘진실’이 전해지길 바란다.

△ 영화를 촬영하면서 혹은 개봉 후, 정부의 반응은 어땠는가?
한국도로공사 본사에서 이 영화를 초청해 상영하는 의미 깊은 시간을 가졌다. 관람 후 로드킬 저감대책으로 유도 펜스를 설치하는 등 신경을 기울이겠다는 얘기도 들었다.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굉장히 살찐 사람이 살 뺄 생각은 안하고 벨트 구멍만 늘려 나간다고 상상해 보아라. 임시방편은 바람직하지 않다.

△ 현재 <어느 날 그 길에서>가 대중들로부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과거에 비해 너무 파괴된 생태계와 환경에 대한 위기의식 때문이 아닐까? 생태계 문제를 다루는 다큐멘터리 영화도 드물고 계속되는 규제 완화로 개발 바람이 불면서 모든 이들이 본능적으로 환경 파괴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는 것 같다. ‘정말 개발이 우선인갗라는 의문에 대한 해답이 영화 속에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 다큐멘터리 영화가 갖는 관객과 사회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다큐멘터리 영화가 당장의 가시적 변화보다는 차차 바뀌어 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줄 수 있다고 믿는다. 다큐멘터리 영화가 관객에게 소비가 아닌 소통으로 다가가고 자신의 삶을 반추하는데 동기를 부여한다면 그 파급효과는 무시할 수 없다. 나 또한 다큐멘터리 영화 덕분에 바뀌었기 때문이다. 한국도로공사에서 이제 로드킬을 ‘몇 건’의 사건으로 생각하지 않고 생태계 파괴의 문제로 인식하는 것도 변화가 아닐까.

△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해달라.
장르를 가리지 않지만 다큐멘터리 영화만의 매력 때문에 다음 촬영도 다큐멘터리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생태계에 대한 관심은 물론 요즘 먹을거리 문제에 대한 심각성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교통수단으로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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