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미러] 나 떨고있니?
[백미러] 나 떨고있니?
  • 양가을 기자
  • 승인 2008.05.06 11: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파르르 떨리는 목소리와 초조해진 눈빛으로 어느 유명 대사와 같이 "나 떨고 있니?"라며 묻고 싶다. "그래, 사실은 나 좀 떨고 있어."

안 사먹으면 그만 이라는 그것. 하지만 공기 중으로도 전염될 수 있다는 그것. 그 무시무시하다는 미국산 쇠고기를 전면 수입하기로 결정되었다. 그것도 쇠고기의 연령과 부위에 제한 없이 모두 수입하기로 합의했단다.

아무리 개방이 좋다하지만 광우병에 걸려있을지 모르는 미국산 쇠고기를 덜컥 수입 하겠다 했으니 떨고 싶지 않아도 떨 수밖에 없게 됐다. 꺼진 불 다시보기가 아닌 내가 먹은 고기 한 점 다시보기 운동을 해야 하는 것인가. 더 이상 우리의 식탁은 광우병의 위험 속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번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 일정에 맞춰 급속도로 진행 되었다. 협상이란 자고로 내주는 것이 있으면 그만큼의 대가가 있어야 할진대 어찌된 것이 우리나라는 미국산 쇠고기만 덥석 받아든 꼴이다.

더군다나 미국 내에서는 6만 4000톤의 쇠고기가 리콜 되었고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지 않다는 캠페인까지 벌이고 있다하니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점점 물음표만 더해진다. 국내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채 진행된 이번 협상은 졸속협상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도대체 무엇을 위한 협상이었나. 

 

우리는 떨고 있다. 우리의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개방은 하되 그 이후는 소비자의 몫이라 에둘러 말하며 지난 정부 때 못한 것을 ‘설거지’한 것이라는 변명 아닌 변명을 늘어놓는 정부의 안일한 태도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국가의 최소한의 역할마저 저버리고 있었다.

각종 정부규제 완화와 공공사업 민영화 등을 통해 작은 정부로 선진화를 이루겠다는 현 정부의 청사진에는 ‘국민’이 없다. 정부는 상위 1% 귀족정부가 만들어낸 귀족적인 정책이라고 불리어도 손색없는 정책을 쏟아내며 서민들의 살아갈 터전을 짓밟는 일은 이제 멈추어야 한다.

경제를 살리겠다는 현 정부의 외침 속에서 경제적 효과보다 국민의 건강이 그리도 하찮은 것인가 되묻고 싶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다. 공공의 건강을 앞에 두고 장사꾼처럼 흥정하는 일은 이제 없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402호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유미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김건희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고유미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