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의 이름으로 하나 된 그날의 뜨거움
'노동자'의 이름으로 하나 된 그날의 뜨거움
  • 양가을 기자
  • 승인 2008.05.06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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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주년 노동절 맞이 4 30투쟁 문화제

 

그곳은 상암 홈에버 월드컵 점이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살기위해 처절한 생존권을 부르짖던 바로 그곳에서 저녁 7시부터 118주년 세계 노동절 맞이 4․ 30투쟁 문화제(이하 4․ 30문화제)가 열렸다.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시작된 지 314일이 되는 날이었다.

노동자와 학생이 연대해 투쟁의 고민을 문화운동으로 풀어내고 힘찬 투쟁을 결의하는 자리 인 4․ 30문화제는 사회공공성 강화와 비정규직 철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었다. 우뚝 솟은 깃발 대열들이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과 학생이 모였는지 가늠케 했다.

 

"교육 자율화 정책은 가진 자에게 무한의 자유를, 없는 자에게는 동등한 교육을 받을 기회마저 박탈시키는 것 입니다!"라며 사회공공성 발언이 시작되자 호응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학교가 무한경쟁으로 치닫게 되면서 입시전쟁터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와 더불어 계속 진행될 공기업의 민영화 추진을 저지해 사회공공성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욱 절실하게 다가왔다.

잘 정리된 대오 속에서 이어지는 노동자와 학생의 힘찬 발언은 노동자와 학생을 하나로 만들기 충분했다. 그중 노동현장의 음지 속에서 차별받고 살아가는 이주 노동자와 머나먼 땅에서 온 호주아시아태평양노동자연대 노동자들의 발언은 사는 곳은 달라도 ‘노동자’라는 이유로 한마음이 되어 연대할 수 있음을 일깨워 주었다. 그곳에는 노동자만 있었을 뿐이었다. 현재 노동자인, 그리고 노동자가 될. 

 

“함께 투쟁할 때 비로소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저임금노동자 발언이 끝난 뒤 코스콤, 홈에버, GM대우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영상이 방송되었다. 기륭전자 982일, 이랜드 314일, 코스콤 233일, GM대우 185일…. 투쟁은 계속 되고 있었다. 천막 속에서 하루하루 힘겹게 인간답게 일할 수 있는 권리를 위해 싸우고 있는 그들의 모습은 결코 ‘그들’만의 모습은 아닐 것이다. 4․ 30문화제에 참가한 이랜드 노동조합의 한 조합원은 “우리 같은 사람들이 이 같이 큰 기업을 상대하리라 생각했겠는가. 현재 조합원들이 내기도 힘든 벌금형을 선고받아 많이 위축됐다. 하루빨리 노사합의가 이뤄지길 바랄뿐이다”라며 사정을 토로했다.

노동자들의 발언 사이사이 노래패, 몸짓패 등 대학생들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볼거리는 4․ 30문화제의 분위기를 한층 북돋았다. 특히 기업의 횡포와 국가의 억압과 폭력 속에서 쓰러지지 않고 투쟁하는 노동자를 다룬 집단체조극이 눈길을 끌었다. 오늘도 여전히 크나큰 권력에 맞서 싸우는 노동자들이 많다. 다만 그들의 목소리가 힘의 논리에 가려져 들리지 않을 뿐이다.

 

투쟁영상의 마지막 장면은 ‘일하고 싶다’라는 문구였다.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단지 인간답게 일하고 싶을 뿐이다. 그들은 인간답게 일할 수 있는 그날을 위해, 나와 우리를 위해 투쟁하고 또 투쟁하고 있었다. 그날의 밤은 투쟁의 열기로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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