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은 칼보다 강한 것이거늘
펜은 칼보다 강한 것이거늘
  • 김윤지 기자
  • 승인 2008.05.20 0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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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미러]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아마 내일도 서울의 중심부는 촛불이 꺼지지 않을 것이다. 지난 4월 말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인한 촛불 집회가 연일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곳에는 국민의 소리가 넘쳐흐르고 있다.


관료들의 반복되는 말로 넘쳐흐르는 곳도 있다. 쇠고기 수입 논란이 가시화되자 협상단의 공동기자회견부터 시작해서 총리의 대국민 담화와 FTA 청문회까지 TV를 비롯한 각종 언론매체는 관료들의 소리로 가득 찼다. 이 넘쳐나는 관료들의 ‘말, 말, 말’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회자되며 조롱거리가 되고 있고 얼마 전 불거진 미국 관보 오역사태는 가히 ‘코미디’로 분류될만하다.


소란스러운 상황에 참 조용한 곳도 있었다. 우리나라 언론의 전체 가독률 70%를 차지하는 ‘조·중·동’. 그런데 이제 침묵을 넘어서 매 맞는 정부의 방패 또는 정부를 공격하는 자들을 공격하는 창이 되려한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일부 세력들은 무조건 미국 소는 전부 '미친 소'이고 '미국 쇠고기만 먹으면 한국인은 전부 광우병에 걸려 죽을 것'이라고 줄기차게 떠들며 국민을 세뇌하려 한다’면서 맹목적 선동이라 비난하더니 촛불시위에 나서는 어린 학생들 염려를 빼먹지 않았다. 더불어 동아일보는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를 좌파단체로 싸잡아서 정치적 선동에 국민이 놀아나고 있음을 강조했다. ‘대선과 총선 이후 무력감에 빠져있던 이들이 대중의 먹을거리 공포를 자극해 소요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이러한 모습이 지금 우리사회에서 사회적 책무가 큰 언론들의 올바른 행보일까? 객관적 사실을 이리저리 자신들만의 논리에 맞춘 기사는 공정함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다. 특히 언론이 나서서 ‘선동’이라느니 ‘좌파’라느니 따위로 매도하려는 시도는 초등학생에게까지 질타를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언론과 정부의 유착사례는 과거부터 빈번하게 일어났었다. 그리고 현재도 그렇다. 폐단의 연결고리를 끊을 노력은커녕 오히려 유착관계를 더 단단하게 하려는 언론의 모습은 국가의 진정한 성장에 초를 치는 격 밖에 되지 않는다.


페트릭 헨리는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말을 남겼다. 언론의 힘은 군사를 부릴 수 있는 그분의 힘보다 크다. 그런 큰 힘을 건강한 시각으로 강직하게 쓸 언론만이 국민에게 필요함을 다시 한 번 재고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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