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캠퍼스,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다
종로캠퍼스,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다
  • 박시령 기자
  • 승인 2008.06.04 1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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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캠퍼스 활용 전략 필요

대학가에 캠퍼스 활용의 새 바람이 불고 있다. 도심 및 수도권에 제2캠퍼스를 조성하는 대학이 늘고 있으며, 도심 지역의 공간을 이용하여 각종 연구 센터로 활용하는 대학도 늘고 있다. 우리대학 역시 지난 2006년 7월 캠퍼스 활용 TFT가 구성된 이래 지금까지 캠퍼스 활용에 대한 논의를 지속해 왔다. 지난해 10월 종로캠퍼스 사업 추진단이 결성되면서 종로캠퍼스의 활용 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다.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종로캠퍼스는 종로구 운니동에 위치해 있으며, 안국역, 종로3가역, 종각역 등이 인접해 있는 시내 교통의 요지이다. 또한 현재 법인 사무국이 사용 중인 운현궁 양관은 문화유산으로서 그 가치가 높다. 기획처는 대학의 인지도 제고를 위한 캠퍼스 활용이 미비한 점, 도심지역의 장점을 활용한 캠퍼스 활용방안이 요구되는 점, 지역적 특성을 활용한 프로그램이 필요한 점 등을 종로캠퍼스 활용의 필요성으로 꼽았다.

단과대학 이전으로 잠정 결정?
종로캠퍼스 사업 추진단이 작성한 회의록을 살펴보면 초기 중점 활용전략으로 8개의 구체적인 실현방안이 제시된 것을 볼 수 있다. 현재 대학 내의 6개 단과대학 중 이전을 희망하는 예술대학 이전 방안을 비롯하여 ▲1학년 신입생 전담 캠퍼스로 운영하는 방안 ▲전공별 현장 실습 및 취업 기지로 활용하는 방안 ▲주변 기업체 및 관공서와 연계한 산학협력 연구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 ▲문화지역 내 문화전문복합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 ▲평생교육원, 특수대학원, 국제 어학원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이 제시됐다.

반면 이러한 몇 가지 방안과는 별도로 기획처는 도심지역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특색 있는 캠퍼스로서 종로캠퍼스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재학생이 실제로 종로캠퍼스를 활용함으로써 대학의 제2캠퍼스로서의 기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지난해 12월 10일 교무회의에서 종로캠퍼스의 현황을 설명하고, 단과대학 및 학부의 종로캠퍼스 이전에 대해 구체적인 안을 공모하기로 확정했다. 기획처는 오늘부터 오는 5일까지 단과대학과 학부를 대상으로 ‘대학 인지도 향상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종로캠퍼스 이전’에 대한 공모를 받는다. 아울러 공모된 안은 사업 목적 및 이전(규모)의 타당성, 프로그램의 적절성, 단·중·장기 계획의 타당성, 기본 재원 및 운영계획의 타당성, 교육 기대효과 등을 종합하여 심사 한 후 7월 초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용 인원은 300~600명에 불과
그러나 단과대학의 종로캠퍼스 이전에는 여러 제약이 많다. 현재 종로캠퍼스는 대통령령 ‘대학 설립·운영 규정’에 의거하여 사용할 수 있는 교지면적이 제한돼있다. 기획처 김미하 씨는 “수용 학생 수는 최대 천 명 이하이며, 사용가능한 교사 면적에 따른 학생 수는 약 300명~600명 사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종로캠퍼스는 법적으로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개발에 제한이 따르기 때문이다. 또한 종로캠퍼스 활용 방안이 대학 차원에서만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대학 소유 건물인 B관(특수대학원)과 D관(평생교육원)만 활용할 수 있는 점도 수용인원이 적게 산출된 이유이다.

하지만 학생 편제 정원을 살펴보면(4월 기준) 종로캠퍼스 수용가능인원인 300~600명의 기준에 충족하는 단과대학은 정보공학대학, 약학대학, 예술대학 등 세 개 단과대학뿐이다. 인문과학대학은 학생 정원이 1,240명, 사회과학대학 1,600명, 자연과학대학 1,080명으로 종로캠퍼스 활용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인문과학대학장 이선자(독어독문) 교수는 “인문대 정원은 천명을 훌쩍 넘는다. 그렇다고 몇몇 학과만 종로캠퍼스로 이전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라고 말했다. 자연과학대학장 방효춘(화학) 교수는 “자연대는 캠퍼스 활용 사업 규모보다 인원이 많고 전공의 특성상 굳이 시내 중심으로 진입할 필요가 없다. 이번 종로캠퍼스 단과대학 이전 사업 공모에는 공모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예술대학은 종로캠퍼스 단과대학 이전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문은미(실내디자인) 예술대학 교학부장은 “디자인 학문 평가가 시작됐던 2001년부터 예술대학은 종로캠퍼스로의 이전을 계속 준비해 왔다. 사업 공모 신청 기간이 다소 촉박해 준비하는 과정에 어려움은 있지만 꾸준히 준비해 온 만큼 사업 공모를 신청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예술대학 정원은 570명이다.

구성원 간 의견 수렴이 절실
수용 인원 등 여러가지 제약으로 단과대학 이전 사업 공모는 전체 단과대학에 균등한 기회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애초에 공모에서 배재되는 단과대학이 발생하며 구성원 간 위화감을 조성할 우려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모든 사항을 논의하고 계획하기에 앞서 재학생, 교수, 동창회, 재단 등 구성원간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있었느냐 하는 것이 의문이다. 아울러 ‘대학 제2캠퍼스’라는 거대한 사안이 현재 재단측과의 협의 없이 대학 단독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종로캠퍼스 사업추진단 기획연구팀으로 활동한 윤정분(사학) 교수는 “전체 구성원이 공유할 수 있는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재단과 대학이 합의하고 논의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캠퍼스 활용 문제를 대학 차원에서만 다루다 보니 수익사업을 비롯한 제3의 방안에 대해 보다 심도 있고 구체적인 논의를 할 수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종로캠퍼스를 활용해야 한다는 대명제에 대해 구성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큰 밑그림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엽적인 부분을 먼저 논의하기 시작한 것은 절차와 진행상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방효춘 교수는 “캠퍼스 활용문제는 재단 문제가 안정되고 난 후 얘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단정했다.    

대학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종로캠퍼스 활용문제. 구체적인 활용 방안을 논의하기에도 앞서 이미 몇몇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캠퍼스 활용 문제에 대해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고 학내 전 구성원이 공감하고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설사 이번 공모를 통해 어느 한 단과대학이 종로캠퍼스로 이전하게 된다 해서 캠퍼스 활용에 대한 논의가 종료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보다 근본적으로 대학의 발전을 위해, 전 구성원들을 위해 캠퍼스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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