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을 훔치러 왔습니다.
웃음을 훔치러 왔습니다.
  • 천소영
  • 승인 2008.09.17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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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을 훔치러 왔습니다.

당신의 웃음을 훔치러 왔습니다 Don't worry be happy 라는 낯익은 음악과 함께 이어폰을 꽂은 도둑이 창문을 통해 등장 한다.

조금 모자라 보이는 어설픈 도둑이다. 과연 이 도둑이 무사히 본업(?)을 마치고 돌아갈 수 있을까. 거짓말+변명 = 진실 연극은 소심한 도둑과 수상한 네 남녀, 보안업체 직원 그리고 경찰이 벌이는 하룻밤 사건을 다룬다. 국회의원의 집을 털던 도둑은 국회의원의 불륜현장을 목격한다. 의원이 도둑을 다른 당의 스파이로 의심하면서 상황은 점점 꼬인다.

사건이 진행 될수록 무대에는 내연녀의 남편을 포함한 6명의 배우들이 하나둘 등장하여 우왕좌왕한다. 분주함 속에서도 끊임없이 터지는 재치 있는 대사 때문에 객석은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이때 갑작스런 경찰의 등장에 도둑뿐만 아니라 등장인물들은 긴장하기 시작한다. 도둑은 뭔가 잘못되어가는 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저는 사실 정부의 비밀 요원입니다.”라는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무심코 내 뱉은 이 말들이 나중엔 절묘하게 모두 정리가 된다.

거짓말이 거짓말을 부르고 결국 눈덩이처럼 커져 말이 안 되지만 사람들은 그 거짓말을 믿는다. 그런 점에서 이 연극은 이미 대학로의 유명 극이 된 ‘라이어’와 비슷하다.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믿는 인물들에 웃음이 나지만 그 웃음 속에는 씁쓸함이 묻어난다. 국회의원의 대사 중 “남들이 믿어주면 진실 남들이 안 믿으면 거짓이라구요.”라는 말은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연극의 마지막, 도둑은 자루를 들고 들어왔던 창문으로 유유히 사라진다. 도둑이 가져간 것은 무엇일까? 다이아몬드일까? 비싼 그림일까? 혹시 도둑이 당신의 웃음을 훔쳐간 것은 아닐까.

▲ 창문을 열고 살며시 들어오는 도둑 <인터뷰>

▲극중에서 주연이지만 도둑이라는 역할을 맡을 때의 느낌은?

- 배우가 역할을 맡는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 역할이 거지든 도둑이든 선입관을 갖고 역할을 대하지는 않아요. 그 역할이 되어 그 배역에 최선을 다 할뿐이죠.

▲극중에서 도둑의 역할은 어떤가?

 - 연극의 시작과 끝을 만들어가는 인물, 이 연극의 스토리라인이라고 할 수 있죠. 도둑질을 하고 나가는 것이 자신이 원하는 것이지만 뜻하지 않은 일 때문에 얽히고설킨 사건을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니 결국 자신이 일을 해결하고 사라지는 거죠.

▲입장과 퇴장 시 도둑이 등장할 때 이어폰을 꽂고 노래를 듣는데요.

-Don't worry be happy 라는 유명한 노래에요. 연출가가 좋아하는 노래이기도하고 이 연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죠. 작품의 마지막에 도둑은 이어폰 때문에 국회의원이 남긴 사과 음성메시지를 듣지 못하고 나가요. 분명 연극에서는 잘 해결되고 화해는 했지만 결국 듣지 않는다는 건 국회의원과 소시민인 도둑은 단절 되어있고 소시민은 결국 그 단절된 공간 속에서 행복을 찾는다는 의미를 갖지요.

▲아직 보지 않은 관객들에게 한마디 해 주세요.

 -저희가 1시간 20분이라는 공연동안 관객들이 웃는 횟수를 세어보니 180번 웃으시더라고요. 20초당 한번 꼴로 웃으시는 거죠. 이로서 소극이 가지는 목적은 달성했다고 생각해요. 대학로에 많은 웃음을 주는 공연이 있지만 우리공연은 정말 부끄럽지 않은 웃음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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